[앵커]
누구나 아프면 제 때 치료받을 수 있고 일상에서
사고나 범죄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바라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TBC는 새해를 맞아 우리 사회 고질적인 병폐와 잘못된 관행을 끊고 대안을 찾아보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의
해법을 제시합니다. 박영훈 기자가 '대구 책임형 응급의료대책'을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효과 :119 구급상황관리센터 무전 지령]
"지금 17시경에 발견된 심정지(환자)고요.
무수축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곳 응급실) 가는데 2분 정도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오프닝]
"119 종합상황실의 구급상황관리센터입니다.
컴퓨터 다섯 대와 모니터를 갖춘 작은 공간이지만 대구 응급환자 이송 체계를 바꾼 시작점이자 구심점이 바로 이곳입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풀 중요한 단초를
이곳 구급상황센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3월 대구에서는 10대 환자가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 결국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또 되풀이됐습니다.
응급실 과밀, 제도적 허술함이 더 이상
아까운 희생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공감대는
대구 책임형 응급의료대책으로 이어졌습니다.
<트랜스 CG-IN>
119 구급상황관리센터는 초응급 중증과 중증, 그리고 경증으로 응급환자를 분류해 치료의 시급성에 따라 이송할 응급의료기관을 결정합니다.
1분 1초가 시급한 초응급 중증 환자는
관리센터가 이송병원을 선정해 통보하면
해당 응급의료기관은 환자를 수용해야 합니다.
증증 응급환자는 단계별로 이송 병원을 결정하는데 환자의 상태를 공유하는
다중이송전원 협진망을 가동합니다.
<트랜스 CG-OUT>
119 응급상황관리센터가 환자별 맞춤형 이송체계를 가동하는 건데 응급실을 직접 찾아야 했던 119 구급대원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경환 / 119 응급상황관리센터 대원. 소방장]
"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되면서 각 병원의 병원 과밀화 상황을 저희가
다 보고 있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제 최적절한 상황으로 구급대원에게 이쪽 병원으로 가시면
된다."
응급실 과밀 상황에서도 초응급 중증환자를
일단 수용해야하는 응급 의료기관은
부담이 늘어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응급 의료기관의 부인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대구형 이송체계가
현실적인 대안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안재윤 / 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예전 같으면 대구 시내 6개 응급의료센터에서 수용이 곤란하면 타 지역으로 이송을 해야 하는데 바뀐 지침 내에서는 필수적으로 특정 병원이 어느 한 병원이라도 책임감을 가지고 환자를 수용하도록 했기 때문에 환자, 시민 입장에서는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제도 도입 후 6개월, 응급환자 이송현장에서는
기대 이상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응급실 도착까지 10분을 넘긴 이송이
26%까지 줄었고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
1시간을 넘긴 사례도 크게 줄었습니다.
대구 책임형 응급의료대책이 알려지면서
경상남도가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다른 지역의 벤치마킹 사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의관 / 대구시 보건복지국장]
"환자 이송 시간이 많이 짧아지고 또 그 환자가 응급실로 도착했을 때 다른 응급실로 재이송되는 부분들이 줄어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구 책임형 응급의료대책의 개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대구시와 의료기관, 그리고 소방안전본부가
의무와 책임, 권한을 조금씩 타협해 만들어 낸
이번 대책이 응급실 뺑뺑이를 사라지게 할 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TBC 박영훈입니다. [영상취재 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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