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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청제 1 - 천5백 년 민생 수호 '청제는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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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박철희
PCH@tbc.co.kr
2023년 12월 26일

[앵커]
영천의 저수지, 청제는 천5백 년 전 조성돼 지금도 쓰고 있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인데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아직 국가 지정 문화재가 되지 못했습니다.

TBC는 소중한 문화유산 청제를 집중 조명하는 연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박철희 기잡니다.

[기자]
영천시 금호읍과 도남동 사이 자리한 저수지,

겨울비에 수위가 한껏 올라간 이곳은 청제,
영천 사람들은 청못이라고도 부릅니다.

[CG/T]
둘레 2킬로미터, 총저수량 59만 톤에
제방 길이 243.4미터에 이르는 대형 저수지입니다.

못 물은 아래쪽 구암과 도남들을 적신 뒤 금호강으로 향합니다.

지금은 농공단지가 들어서 경지가 축소됐지만 1954년 항공사진에선 이 일대가 거대한 평야였음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너머 채약산에서 내려온 세 갈래 물길이 계곡에 놓인 제방에서 한껏 세력을 모은 뒤 바로 아래 넓은 들녘으로 향하는, 저수지로서는 천혜의 입지입니다.

[CG/T]
지난해 영천의 강수량은 676밀리미터,
전국 평균의 60%에도 못 미칠 정도로
늘 비가 부족했던 이곳 농민들에겐
청제는 대대로 이런 존재입니다.

[김중기 영천 청못 수리계장]
“농사 짓는 이에겐 생명입니다.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해주니까.”

제방 바깥 산기슭에 선 비석은
청제의 역사를 담았습니다.

오른쪽은 신라 때 만든 청제비, 왼쪽은 조선 숙종 때의 청제중립비로, 청제비 앞뒤엔 각각 다른 비문이 있습니다.

536년 청제 축조 때 새긴 청제비 병진명과
798년 청제를 수리한 내용인 청제비 정원명입니다.

[CG 시작]
병진명은 신라 법흥왕 때인 병진년 2월8일이라는 축조 일자와, 둑의 자세한 규모를 적었고 연인원 7천 명이 25명씩 280개 방으로 나눠 일한 작업방식과 공사 책임자와 이를 관리한 마을 촌주 이름도 나옵니다.

정원명은 신라 원성왕 때 청제를 수리한 기록으로 왕실 기관인 소내사 주도로 2월 12일부터 두 달 간 영천과 경산에서 만4천 명을 동원했다는 내용입니다.

당대 기록이 현장에 그대로 남은 겁니다.
[CG 끝]

[홍승우 경북대 역사교육과 교수]
“삼국사기와 같은 문헌사료에 전하지 않는 굉장히 귀중한 내용들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고 (연대가 확실해) 신라사를 연구할 때 이 청제(비)를 기준으로 연구를 확장할 수 있다...”

대표적인 고대 저수지로 꼽히는 김제 벽골제와 제천 의림지, 상주 공검지 등은 건립 연대가 명확하지 않고 대부분 원형도 잃은 상탭니다.

반면 청제는 지금도 주민들이 수리계를 만들어 공동 관리하며 농사에 쓰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
지정 문화재가 아닌 경상북도 기념물입니다.

[김재홍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
“중국,일본에도 저수지는 많이 있습니다만
그 저수지가 고대의 모습을 반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또한 그것이 고대 어느 시점에 만들었다는 걸 알려주는 (동아시아) 유일한 예입니다.”

[스탠딩]
"천5백 년 동안 인간의 삶을 오롯이 지켜오면서도 역사적 가치 또한 탁월한, 지금껏 이런 문화유산이 있었던가요? 이젠 영천의 숨은 보석 청제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TBC 박철흽니다."
(영상취재 이상호 김도윤 CG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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