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역 대학과 도시의 동반성장 해법을 찾아보는 특집 기획, 이번에는 유럽으로 가 봅니다.
스웨덴 제3의 도시, 말뫼는 주력산업인 조선업이 무너지며 살을 에는 경제 한파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말뫼는
유럽에서 가장 젊은 친환경 지식도시로 거듭났는데 중심에는 대학이 있었습니다.
한현호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한반도가 월드컵으로 열광하던 2002년, 유럽을 호령했던 스웨덴의 조선업은 무너졌습니다.
세계 최대 골리앗 크레인이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팔렸고, 시민들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말뫼의 눈물입니다.
당시 일자리 3만 개가 사라졌고, 실업률은 22%까지 치솟았습니다.
[일마 리팔루/전 말뫼시장]
"우리가 해왔던 조선업과 중공업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이제 다른 것에서 자부심을 찾는 방향으로 극적인 변화를 시도해야만 했습니다. 그게 우리가 봉착한 과제였습니다."
도시의 근간이었던 조선업을 포기한 말뫼는 친환경 지식 도시의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비전의 첫 단계는 바로 '대학'이었습니다.
[레베카 레트발/말뫼대 부총장]
"아름다운 해안 도시 말뫼를 변화시키기 위한 수단은 고등교육이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변화를 위한 아이디어는 고등교육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1998년 설립된 말뫼대의 핵심은 학문의 융합입니다.
화학과 의학, 환경과 기술 등을 결합했고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우수한 인재들이 말뫼로 몰렸습니다.
25년이 지난 현재 2만 6천 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이들이 쓰는 언어만 150개에 달합니다.
[스탠딩]
"대학 설립과 산업 전환을 통해 청년층이 유입되고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말뫼는 전체 인구의 40% 정도가 30대 미만인 유럽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변모했습니다."
젊은 대학의 매력에 글로벌 기업들이 말뫼로 향했고, 유럽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허브인 '미디어에볼루션시티'도 만들어졌습니다.
[마틴 토른크비스트/미디어에볼루션시티 이사]
"미디어에볼루션 내 수백 개의 회사,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적극 활용합니다. 이들 모두가 전문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기 때문에 함께 생각하는 과정에서 매우 큰 가치를 창출합니다."
말뫼에는 매일 9개의 새로운 회사가 문을 열 정도로 창업 열기가 뜨겁습니다.
유럽의 젊은이들이 유입되면서 도시 인구는 1990년 23만 명에서 지난해 35만, 10년 뒤에는 40만 명을 돌파할 전망입니다.
잘 지은 대학 하나가 도시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겁니다.
TBC 한현호입니다.(영상취재 김남용, CG 변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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