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할만큼 했다"...편견이 부른 고령 소외

발굴, 할만큼 했다...편견이 부른 고령 소외

정치경제부 박철희
PCH@tbc.co.kr
2023년 11월 29일

[앵커]
고령 대가야 유적에 대한 국가 발굴 조사가
지금껏 단 한 번뿐이었다고 최근 전해드렸는데요.

이런 소외 현상에는 문화재 당국의 뿌리깊은
편견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박철희 기잡니다.

[기자]
[10월 30일 8뉴스]
"하지만 대가야의 중심 고령이
국가 주도 연구조사 사업에서 외면받고 있습니다.”

[CG]
보도 이후 문화재청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규모를 키워 고령 지산동 고분군까지 연구를 확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결국 조직 확대 전에는 힘들다는 것,
이처럼 소극적인 이면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CG]
문화재 당국 핵심 간부 2명은 기자에게
지산동의 발굴이 실제론 많이 진행됐다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봉분 기준으론 가야고분군 최저가 맞지만
소형 석곽을 포함하면 민간기관이 4백 기 넘게 발굴했다는 주장입니다. [CG끝]

문화재청장 생각도 비슷합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 (지난 10월26일 국감 답변)]
“계명대학이라든가 다른 사립대학, 발굴 기관에서 많은 조사가 이루어진 적이 있습니다.”

[CG/T]
하지만 소형 석곽 발굴은 1994년 왕릉전시관 공사 때 279기, 1999년 대가야박물관 공사 때 117기 등
몇몇 지점에 몰려 있고 대부분 공사 도중 나온데다
지산동 땅 밑에 있는 수만 기의 일부일 뿐입니다.

[신종환 / 전 고령군 대가야박물관장]
"산기슭이라든가 주변부에 흩어져 있는 그야말로 신분이 낮은 소형 석곽들로서 대부분 도굴됐고 잔존 상태도 불량해 고분의 흔적만 남긴 그런 정도가 많습니다. 그걸로써 대가야 역사 문화를 규명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다..."

[CG]
문화재청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 자료를 봐도 지산동의 발굴 지점은 함안 말이산 등
영호남 다른 가야고분군에 비해
훨씬 적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CG 시작]
지난해 8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매장분과 회의에서 지산동 268호분 발굴은 부결됐고
경남 함안 성산산성 조사는 조건부 가결됐는데, 당시 제출된 발굴 현황표에 고령의 현실이 담겨 있습니다.

지산동의 10차례 조사 가운데 국가조사는 2012년 단 한 번인 반면 함안 성산산성은 1991년 이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17차례 학술조사를 벌였습니다.

지산동의 학술 조사는 6차례로, 절반이
3,40년 전입니다. [CG끝]

[스탠딩]
"고령은 조사할 만큼 했다는 문화재당국의 뿌리깊은 선입견은 자칫 가야사 연구의 보석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TBC 박철흽니다." (영상취재 이상호 CG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