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가 577돌 한글날이었죠.
최근 어릴 때부터
영어를 접하는 아이들이 늘면서
영어 실력이 어른보다 나은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말과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문해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국어 교육을 강화해야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상혁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부터 아파트 앞 인도에는
아이들로 가득합니다.
곧 노란 셔틀버스가 하나, 둘 정차하고
아이들이 버스에 오릅니다.
영어유치원에 가는 아이들입니다.
영어 선행 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렇게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학부모들 사이에 영어 교육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영어유치원 교사](음성변조)
"원어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려는 경향도 있고 조기교육에서 우선 영어가 발산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무래도 엄마들이 많이 하니까 그래서 영어유치원을 많이 보내려고 하는 추세인 것 같아요."
교육부에 따르면 하루 4시간 이상 교습하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지난해 말 기준 811곳으로
5년 사이 70% 이상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저출생 여파로 일반 사립 유치원이
20%가량 줄어든 것과 대조적입니다.
밤 10시, 대구 수성구의 학원가.
셔틀버스 수십 대가 정차해 있는데
이내 영어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몰려듭니다.
입시 위주 교육에서 초·중·고학생들에게도
영어 교육 비중이 커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영어 배우기에 애를 쓰고 있지만,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말과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문해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보면
고등학생 국어의 '보통 학력 이상' 수준 비율은
2019년 77.5%에서 2021년에는 64.3%로 10%p
넘게 떨어졌습니다.
또 2021년 한국교총의 전국 초중고 교사
1,152명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10명 중 4명이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이 60점대 이하라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튜브 등 영상매체에 익숙해지고
독서를 소홀히 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김덕호 / 사단법인 국어문화원 연합회장]
"우리나라가 입시 중심의 교육을 하지 않습니까.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입시에 몰두하게 됩니다. 문제를 읽어내고 하는 능력을 뛰어나지만 일상에서 쓰고 있는 말에 대해서 소통할 수 있는, 상대적인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죠. 정상적인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 있는데 그걸 보강해 주는 시스템을 만들자..."
[스탠딩]
영어 교육에 대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우리말에 대한 문해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어에 대한 교육 강화 대책과 함께
인식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TBC 안상혁입니다.(영상취재 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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