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국시대 사람들은 어떤 질병에 시달리고 있었을까요?
고분에서 나온 사람 뼈에는 생전에 앓던 질병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요.
영남대박물관이 천6백 년 전 경산 사람들이
어떤 병에 시달렸는지를 보여주는
특별전을 마련했습니다.
박철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4세기에서 6세기 사이 삼국시대 고분이 밀집한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
고대 압독국의 후예들 것으로 보이는
무덤 곳곳에서 화려한 유물이 쏟아졌습니다.
권력의 상징 금동관과 날개 모양 관 장식,
유리 구슬과 금제 장신구까지...
하지만 이들과 함께 나온 사람 뼈에는
힘들고 아픈 삶의 여정이 스며 있습니다.
무덤에서 출토된 치아에는 시커멓게 변한 충치가 고스란히 남았고 중년 남성의 잇몸뼈는 죽기 한참 전 이가 다 빠진 탓에 그 흔적까지 사라져 밋밋합니다.
스케일링이 없던 시대, 두꺼운 치석은 기본이고
잇몸병이 진행된 끝에 아예 치조골이
녹아내린 농양의 흔적도 볼 수 있습니다.
[관람객/영남대 1학년생]
“저희는 아프면 치과에 가고 약도 먹고 하면 나을 수 있는데 옛날 사람들은 많이 아팠을 것 같고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허벅지뼈 아래쪽엔 퇴행성 관절염이 보입니다.
[CG]
정상적인 뼈와 비교하면 확실히 많이 닳은 모습인데 당대 사람들의 노동 강도를 짐작케 하는 대목입니다.
[CG]
척추의 뼈와 뼈 사이 들어있는 추간판,
이른바 디스크가 빠져나와 뼈끼리 아예 들러붙은 경우도 있습니다.
부러진 팔뼈가 어긋나게 붙어 팔이 굽었는가 하면 두개골에 종양의 흔적도 발견됩니다.
기생충 감염과 영양 결핍에 시달리던 고대인들의 전형적인 질병 사례도 관찰됩니다.
[모여라 /영남대박물관 연구원]
"말 그대로 다공성은 구멍이 많이 나고 과골화증은 뼈가 다른 부위에 비해서 커지는 거죠. 그래서 (다공성 과골화증 환자의 경우) 약간 올록볼록한 것들이 표시가 나고...”
영남대 박물관은 1982년 이후 진행된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 발굴조사에서
인골 259구 이상을 확보해 뼈에 남은 고대인의 질병을 10년 넘게 분석했고 이를 바탕으로 독특한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김대욱 영남대박물관 학예연구원]
“뼈에 나타나 있는 옛 사람들의 질병을 이번 전시를 통해서 보여드림으로써 현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질병들이 옛 사람들 뼈에도 남아 있다, 이런 내용들을 (알 수 있습니다.)“
뼈에 남은 질병으로 고대인의 삶을 엿보는
이번 전시회는 11월30일까지 이어집니다.
TBC 박철흽니다.(영상취재 김남용 CG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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