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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민원, 공무원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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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박정
jp@tbc.co.kr
2023년 10월 01일

[앵커]
악성 민원을 상대하던 한 세무서 직원이 쓰러져 지난 8월 결국 숨진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지자체마다 악성 민원 대응 교육과 함께
공무원 보호와 사기 진작에 힘쏟고 있지만
공직 선호도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민원실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박 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여러분 '꿈의 직장 공무원'이라는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일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고. 정년, 복지는 보장돼 있을 것 같고. 정말 그럴까요? 한 달 전이었죠. 경기도 화성에서 악성 민원을 응대하던 공무원이 쓰러진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이 공무원은 얼마 전 결국 숨을 거뒀는데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공직 선호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곳 시청 민원실에서 공무원이 말하는 공무원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려고 합니다.

[최효지/5년 차 공무원]
(퇴사를 하거나 이런 분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늘었잖아요.)
"(공무원이) 하는 업무가 사실 밖에서 보시는 것과는 다르게 저희도 정말 어렵고 힘든 업무를 하고 있는데, 사실 그 인식이 쉽게 쉽게 일한다, 이런 부분이 좀... 마음이 힘든 것 같습니다."

[손재윤/33년 차 공무원]
"공무원, 공직 사회라는 게 봉급도 적고 또 사회적 인식도, 예전에는 공무원이라고 하면 (인정을) 해주던 편이었는데 지금은 사회적 인식도 낮아졌다고 볼 수 있고..."

[임해나/6년 차 공무원]
(막말이라든가 폭언을 경험하신 적 있나요?)
"간간히 들어본 적 있습니다. 민원 업무를 처리하는데 있어서 힘든 점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퇴사를 고민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편하게 일하는 것 같지만, 민원 업무를 잘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철밥통이라고는 생각 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황명순/시민, 53세]
(악성민원에 대한 생각?)
"마음 아프죠. 공무원들도 같은 시민이고 사람인데, 서로가 좋은 이야기로 민원을 넣으면 좋을 텐데..."

[장효원/시민, 31세]
"시험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더라고요. 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직장 문화라든지 아니면 추구하는 가치가 예전에 비해서 다른 것 같아요."

[기자]
오늘 민원실에서요. 공무원, 그리고 민원인들의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물론 국가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 공무원 똑바로 일해야 합니다. 하지만 공무원의 안전과 행복 역시 국가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무원이 꿈의 직장인 사회, 건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얻은 공직을 청년들이 스스로 포기하는 사회 또한 건강한 걸까요. 묻고 싶습니다.
TBC 박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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