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도시 고령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마지막 순서, 오늘은 선사시대입니다.
고령에는 선사시대 유적도 풍부한데,
특히 암각화의 고장이라 불릴 정돕니다.
박철희 기잡니다.
[기자]
고령 대가야읍을 가르는 회천, 그 옆으로
속칭 알터마을이 있습니다.
제방이 없던 시절 회천 물이 들어왔다는
마을 초입에 높이 3미터, 너비 6미터의 커다란 바위가 눈에 띕니다.
남쪽 수직 암벽으로 빽빽한 바위 그림들,
울산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각석과 함께 국내 3대 암각화로 꼽히는 청동기 시대 '고령 장기리 암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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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상징하는 동심원 4개와
머리카락이 난 사람 또는 신의 얼굴, 어찌 보면 칼자루 같기도 한 가면 모양 그림 29개가 있습니다.
당대 사람들은 이 바위 앞에서 다산과 풍요를 빌며
태양신에 제를 올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권구 / 계명대 행소박물관장]
“(고령 지역 청동기인들이) 적극적으로 암각화 문화를 수용해서 (제사를 올리며) 집단의 안녕을 희구하고 또 권력을 정당화하는 의례 수단으로 쓰지 않았는가 (추정합니다)...”
[CG]
쌍림면 안화리 암각화는 장기리와 비슷한
가면형태 그림 16개가 새겨져 있고
운수면 봉평리 암각화는 마제석검, 그러니까
돌칼 모양 그림이 특징적입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지산동 고분군에서도
암각화가 나왔습니다.
[CG]
1994년 지산동 30호분 발굴 도중 무덤 덮개돌에서
기존 가면 형태와 함께, 독특한 모양의 사람그림이 발견됐는데 암각화를 더 이상 신성시하지 않았던 후세 대가야 사람들이 무덤 축조 때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을 새긴 암각화는 한반도 남부 20여 곳에서만
발견됐는데, 이 가운데 4곳이 고령에 있습니다.
[정동락 / 고령군 대가야박물관장]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암각화가 밀집 분포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 점에서 고령은 한국 선사시대 암각화의 고장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마을 입구 바위에 구멍 모양 홈이 빽빽합니다.
비슷한 구멍이 420여 개, 자연적으로 생긴 거라 하기엔 너무 많은 숫잡니다.
[현장음]
"바위 구멍이 이 면에 쫙 있어요, 지금 덮여 있어서 그런데(잘 안 보이는데)...또 오른쪽에 (더 있습니다.)”
[CG]
몇 개를 연결해 별자리 모양을 만들었는가 하면 길쭉한 타원 모양 구멍들도 한데 모여 있습니다.
선사시대 신앙의 대상이었던 바위 구멍 이른바 성혈로 또 다른 암각화의 세계를 잘 보여줍니다.
이곳을 포함해 고령 지역 바위 구멍 유적은 14곳, 경북의 70%를 차지하는 수칩니다.
농경지 곳곳에 자리한 17개 지석묘 유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곽촌리와 구곡리,양전리의 구석기 유적부터
신석기와 청동기, 초기 철기까지
고령처럼 전 시대에 걸쳐 선사시대 유적이
끊김없이 분포하는 지역은 찾기 어렵습니다.
대가야 만큼 풍성하고 화려했던 고령의 선사시대,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TBC 박철흽니다.(영상취재 이상호 CG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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