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령군이 공공조형물 건립사업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는 뉴스를 최근 전해드렸는데요.
필요성을 미리 검토해
예산 낭비를 막는 시스템은 전무한 실정입니다.
박철희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고령군 대가야읍 관문인 장기삼거리에
거대한 가야금이 서 있습니다.
고령군이 4억 원을 들여 지난해 건립한 겁니다.
당초 이 자리엔 다른 조형물이 있었습니다.
[인근 주민]
"말 머리를 만들었더라고...미쳤나, (고령군이) 말 하고 무슨 상관인데 싶었거든요. 하도 주민들이 난리를 치니까 가야금으로 바꾸고..."
[인근 주민]
”비오는 날 밤에, 껌껌한 밤에 그게 나타나니까
놀라서 기절초풍하겠다, 주민들 그런 (반응이 많았습니다.)"
[CG]
왕국의 혼으로 이름붙인 거대한 말 머리상,
6억 5천만 원을 썼지만 흉측하다는 여론이 빗발쳐 외곽으로 옮겼고 이전비 5천 800만 원이 더 들어갔습니다.
이처럼 뼈아픈 경험이 있지만 관광자원 확충을 내건 상징.조형물 건립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1년 전 동고령 나들목 모퉁이에 2억 원을 투입해
설치한 '토제 방울 조형물'은 운전자 시선을 분산시켜 안전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15억 원을 들여 같은 해 준공한 대가야 대종은 올들어 신년 타종 이후 군민의 날과 각종 축제, 광복절을 거치는 동안 한 번도 울리지 않았습니다.
[CG/T]
지난해말 고령광장에 세웠던 성탄트리 예산은
6천 400만 원으로, 군민 사기를 진작시킨다며
다른 지자체의 3-4배 돈을 썼습니다.
[CG시작]
주민복지과의 저소득층 지원 예산과
관광진흥과의 관광기반 확충 예산,
도시과의 살기좋은 도시 만들기 예산 등 3개 부서 돈을 끌어모은 건데 설치비 4천 600만 원에 디자인 용역비도 천 880만 원이 들어갔습니다. [CG끝]
[고령군 건축디자인과 관계자]
“(디자인 업체를 선정할 때) 공모는 아니고... 12월 연말에 빨리 추진하려고 하다 보니까 섭외를 해서 전문성 있는 업체로 (수의)계약을 했습니다."
돈 들인 만큼 효과가 있는 지는 의문입니다.
[인근 주민]
“불만 반짝반짝 들어오고 독특한 디자인이 별로 이쁜 게 하나도 없었어요. (걸어서 접근이 어려워) 사진 찍는 사람도 한 번도 못봤습니다.”
[CG]
2014년 국민권익위원회는 무분별한 조형물 건립을 막기 위해 심의위원회 구성과 사전타당성 조사, 주민의견 수렴을 거치는 내용의 공공조형물
표준 조례안을 마련해 전국 지자체에 제정을 권고했습니다.
2019년 기준 138개 지자체가 조례를 만들었지만
고령군은 여전히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재작년말 공공디자인 진흥 조례를 만들긴 했지만
설계 단계에서 디자인 단순 심의에 그치는 내용이어서 올해 14억 원을 들여 추진 중인 2개 사업은 아직 심의 대상에 오르지도 못했습니다.
[고령군 건축디자인과 관계자]
“실시설계 전에 경관 및 공공디자인 진흥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돼 있기 때문에 지금 헌문교차로와 다산 쪽 (사문진교) 경관 디자인 사업은 아직까지는 심의를 개최 안 한 상태입니다.”
공공조형물 전담 부서도 없어
기본 현황조차 파악이 힘든 상황에서
고령군의 고삐 풀린 조형물 건립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TBC 박철흽니다. (영상취재 고대승 이상호
CG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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