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길 막지마세요. 밀고 지나갑니다"

소방차 길 막지마세요. 밀고 지나갑니다

사회부 안상혁
cross@tbc.co.kr
2023년 08월 15일

[앵커]
1분 1초가 급한 소방차 긴급 출동 상황, 출동로는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생명로와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불법 주정차 차량에 출동로가 막힐 위험이
높은 게 안타까운 현실인데,

앞으로 대구소방본부가 이런 차들을 부수고
적극 대응하겠다며 모의 훈련까지 벌였습니다.

안상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17년 12월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숨졌습니다.

사고 당시 불법 주정차 차량을
견인하면서 시간이 지연돼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후 소방 활동을 방해하는 차량을
강제처분 해도 보상할 필요가 없게
법이 바뀌었지만,
불법 주정차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실제 대구에서 소방 활동에 방해가 돼
단속된 불법 주정차 차량이
2020년부터 3년간 3천345건,
한 해 평균 천 건이 넘어
소방차 통행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탠딩]
"대구의 한 주정차금지구역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양방향으로 불법주정차된 차량들이 많은데요.
이렇다 보니 생명로와 다름없는 소방 출동로가 막혀 있는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골든타임을 놓쳐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구소방본부가 불법 주정차 차량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강제처분 모의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소방차가 신속한 현장 진입을 위해
불법 주차 차량을 그대로 밀어버리고,
강제처분 통지서를 남긴 뒤 견인합니다.

소방 호스 연결을 위해
불법 주차 차량 유리창도 도끼로 부숩니다.

이렇게 소방차 긴급 출동으로 인한 파손의 경우 차량 소유주가 보상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차량 파손에 따른 민원 부담이 커
실제 대구에서 강제처분을 시행한 사례는
한 건도 없지만
앞으로 적극 대응에 나설 방침입니다.

[장명기/대구동부소방서 현장지휘팀장]
"시민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나 하나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는 큰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셔서 불법주정차는 필히 안 하시는 걸로"

소방 당국은 강제 처분된 불법 주정차 차량은
소유주에게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며,
불법 주정차를 자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TBC 안상혁입니다.(영상취재 이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