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풍 카눈이 한꺼번에 많은 비를 뿌리면서
도심과 농촌 마을 곳곳이 뿌연 황톳물로 뒤덮었습니다.
저수지와 하천에 흙탕물이 넘치고
마을 전체가 뻘밭으로 변하기도 했습니다.
권준범 기자가 태풍이 남긴 상처를 돌아봤습니다.
[기자]
산비탈을 따라 쉴 새없이 황톳물이 쏟아집니다.
고추밭이 통째로 쓸려 내려가면서,
아스팔트 도로가 온통 진흙범벅입니다.
대구시 범물동 진밭골에서 토사가 흘러내린 건 오늘(어제) 오후 1시쯤,
비슷한 시각 산 정상 부근에 있는 저수지도
한계 용량에 달해 긴급하게 물을 퍼내기도 했습니다.
[씽크 - 주민]
"(수문이) 안열렸는데 억지로 공사를 해서, 기계로 열어서 물을 많이 뺐어요."
[스탠딩]
"저는 지금 진밭골 초입에 자리한 대덕지 앞에 서 있습니다. 정상에서 각종 부유물이 떠내려오면서 저수지 전체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도심 내 경사진 곳이면 어디든 누런 황톳물이 폭포수처럼 흘러 내렸습니다.
배수관로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안간힘을 써보지만, 역부족입니다.
하천도 온종일 위태로웠습니다.
홍수경보가 내려진 금호강은 잠수교의 흔적을
아예 지워버렸고, 무섭게 돌변한 신천과 범어천은 가로수와 표지판 할 것없이 모든 걸 집어 삼켰습니다.
농촌 주민들은 흙탕물에 잠긴 마을과 비닐 하우스를 그저 넋을 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태풍 카눈이 할퀴고 간 자리에는 뿌연 황톳물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만이 남았습니다.
TBC 권준범입니다. (영상취재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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