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집중 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은
대부분 산사태 취약지역에서 빠져 관리 사각지대로 방치돼, 인명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인위적으로 개발한 곳은
산사태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후 변화에 따른 재난관리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혁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집중호우로 지난 15일 새벽 산사태가 발생해
5명이 숨진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마을입니다.
마을 위쪽으로 올라가자
산자락 곳곳에 과수원이 조성돼 있고
이번 산사태로 곳곳에 토사가 덮쳤습니다.
[마을 주민 ]
"산이 다 내려앉았어요. 옛날 살던 한채골도 내려앉아 사과 밭이고 전부 피해를 다 봤습니다".
하지만 산사태 취약지역에는 빠져 있어
관리 사각지대로 사실상 방치되면서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이번 호우로 예천과 영주, 봉화, 문경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10곳 가운데 취약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한 곳 뿐입니다.
[이철우 지사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 ]
"산림 위험 관리지역 4,958곳인데 관리지역에서는 산사태가 일어난 10군데 중에 1곳이 해당되고".
또 산사태 발생지역 대부분이 농지 개간이나 임도 개설 등 인위적으로 개발해 영향을 받은 곳이지만 이런 부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이수곤 /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인위적으로 사람이 건드려 가지고 과수원, 텃밭, 산책로, 철탑 건드려 가지고 거기서부터 산사태 야기돼 가지고 치고 내려와 인명피해 주는 경우가 십중 팔 구라고요".
강수량 위주의 위해성 기준으로 위험 등급을 정하는 것도 문젭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대부분 6~70대 재난 취약 연령층이 피해를 당했지만 노출성이나 토질 구조에 따른 취약성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재난대응 시스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며칠 동안 많은 비로 산사태 조짐이 있었지만
예천군은 산사태 직전까지 대피 권고 재난문자만
발송했고, 산사태가 마을을 덮친 뒤 대피 방송을 했습니다.
[정영훈/ 경북대 건설방재공학부 교수]
"노인들이 문자 보기 쉽겠습니까. 연락망이나 비상 대책 계획 이런 게 거의 없는 거죠. 있다고 하면 제대로 작동이 안 된 거죠".
전문가들은 현재 재난대응 과정에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지역 주민들은 빠져 있다며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기후 변화로 산사태 위험지도 작성과 주민 대피 훈련을 포함해 재난대응 관리시템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TBC 이혁동입니다(영상취재 안재훈)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