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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12줄, 명품 소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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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박철희
PCH@tbc.co.kr
2023년 07월 07일

[앵커]
우리나라 대표 전통악기 가운데
하나가 가야금인데요,

하지만 가야금 만드는 과정을 볼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고령에서 가야금 줄을 만드는 명장의 시연이 펼쳐졌습니다. 박철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가야금 연주]

한 마리 학이 노니는 듯,

가야금 12줄에서 튕겨 나오는 천 5백년 전 대가야의 선율입니다.

가야금 명인 우륵의 땅, 고령에서 이 소리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누에고치에서 뽑은 생사 가닥들이 하나로 합쳐져 얼레에 분주히 감깁니다.

이렇게 감은 명주실을 기계로 한번 더 꼬는데
건조해져 끊기지 않도록 물을 먹여주는 건 필숩니다.

굵기와 꼬는 정도에 따라 음색이 달라지는 만큼
좋은 소리를 만드는 건 명장의 감각입니다.

[김동환 / 고령군 가야금 명장]
"눈매를 정확히 봐주는 겁니다. 최고 좋을 때 손을 들어서 멈춰야지, 계속 꼬면 안되거든요."

적게는 30가닥, 많게는 80가닥을 한 줄로 꼰 뒤 소나무 방망이에 감아서 삶고 말리는데
이 과정에서 송진이 스며들어 강도를 높입니다.

가야금줄 하나가 감당하는 힘은 보통 5킬로그램 정도, 12개 줄이니 60킬로그램을 버텨야 하는 겁니다.

덥고 습해야 실이 끊기지 않는 만큼
해마다 7월 무렵 줄을 제작하는데 금속 줄을 쓰는
다른 나라 현악기와 달리 명주실로 만드는 건
우리 만의 전통입니다.

울림통으로 쓸 오동나무는 나무 진이 다 빠져
소리 변화가 없을 때까지 말리고 또 말려야 합니다.

가야금 1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5년, 2백여 가지 공정에 천 번 이상 손길이 가야하는
힘든 작업입니다.

35년째 가야금을 만들어온 장인은 명맥을 언제까지 이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김동환 / 고령군 가야금 명장]
“이게 쉬운 작업은 아니에요. 앞으로 젊은 친구들이 좀 지원이 된다면...많이 좀 양성할 수 있는 그런 시설을 만들 수만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고령 우륵박물관은 17일까지
가야금줄 제작 현장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TBC 박철흽니다.(영상취재 최상보 CG 변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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