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제강점기, 민족자본이 설립한 백화점,
대구 무영당을 아십니까?
당시 건물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오다 2020년 철거되기 직전 대구시가 매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대구시는 역사의 현장인 무영당을
청년들의 예술 창작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박철희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낡고 고풍스런 건물,
기둥 사이에 한무리 관객이 모여 앉았습니다.
영사기를 통해 나오는 영상은 얼마 전 전주국제영화제에 첫선을 보인 예술영?니다.
[현장음]
“당신을 처음 만난 날 나는 아주 깊은 잠에서 깼고”
영화가 끝난 뒤 감독과의 대화도 이어지는 이곳,
일제강점기 대구 3대 백화점 가운데 하나인
무영당 건물입니다.
한 달 두 번씩 예술영화를 선보이는 무영당은
지역 영화 매니아들에게 소중한 공간입니다.
[관객]
“(예술영화를) 상영할 수 있다는 것도 굉장히 신선하고 이 무영당이라는 공간을 활용해서 대구시민들이 이런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무영당은 1923년 개성출신 상인 이근무 선생이
당시 중심가였던 서문로에 서점으로 연 뒤
1937년 백화점으로 증축해 개관했습니다.
최신 건축기법을 동원한 철근 콘크리트조
서양식 5층 건물이었습니다.
(CG)
동성로 이비시야 백화점과 북성로 미나카이 백화점 등 일본 자본에 맞선 민족자본 백화점으로 지역민의 자존심이었습니다.
당대 예술인들이 교류하던 사랑방 역할도 했고
이근무 선생의 후원 아래 전람회나 음악회가
수시로 열리기도 했습니다.
해방 이후에도 건물의 원형이 보존돼 오다
2020년 말 철거되기 직전에 대구시가 극적으로 매입했습니다.
[권오환 / 대구시 도시주택국장]
“파티션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다 철거하고 나니까 진짜 귀한 원형이 이렇게 드러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입 당시 4,5층은 가정집 방으로 쓰고 있었는데) 천장을 뜯어보니까
위의 구조들이 나오고 창문도 나오고...“
대구시는 역사적 가치를 감안해 건물 원형을 거의 손대지 않는 방식으로 최근까지 리모델링을 진행했고 정밀 안전진단도 거쳤습니다.
[무영당 콘서트 영상]
리모델링 기간 청년들에게 일부 공간을 대여해 소규모 공연과 전시회를 열고 영화를 상영하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실험했습니다.
대구시는 일제강점기처럼 무영당을 청년 예술인들과 시민이 만나는 창작 공간으로
만들기로 하고 연내 준비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권오환 / 대구시 도시주택국장]
“춤을 춘다거나 퍼포먼스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 전시를 하고 싶어하는 그런 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이 공간이 활용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구 근.현대사 한 구석을 묵묵히 지켜온 무영당,
철거 위기를 딛고 역사와 문화예술이 만나는 공간으로 다시 한번 자리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TBC 박철흽니다.(영상취재 김도윤 CG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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