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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도시 대구 기획1 - 군위 편입과 함께 열린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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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권준범
run2u@tbc.co.kr
2023년 06월 28일

[앵커]
다음달부터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됩니다.

TBC는 군위 편입을 계기로
대구가 더 큰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모색해 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는 대구의 이미지가
왜 꽉 막힌 분지 도시로 인식되기 시작한 건
먼저 권준범 기자의 리포트를 보시죠.

[기자]
대구는 왜 이렇게 더운 걸까요? 많은 사람들이 분지 지형을 지목합니다.

[CG]
위아래로 천 미터가 넘는 팔공산과 비슬산이 자리잡고 있어서 바람 유입이 잘 안되고,
푄현상으로 더운 공기가 도심을 달군다는 겁니다.

그런데 눈여겨 볼 만한 점이 있습니다.

한반도에는 여름철에 남동풍이 불어오는데,
최근 5년 동안 7,8월 대구의 풍향을 조사해 봤더니, 남동풍 빈도는 18%, 대신 동남동풍과 동풍은 각각 20.6%와 7.3%나 됐습니다.

비슬산에 가로막힌 남쪽보다 뻥 뚫려 있는
동쪽에서 더 많은 바람이 불어 온다는 뜻입니다.

대구의 서쪽 역시, 300미터 이하의 몇몇 구릉지가 있을 뿐이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분지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CG]분지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습니다.

해발고도가 더 높은 지역으로 둘러싸인 평지,
우리 나라에선 경남 합천 초계 분지가 대표적인데, 읍면 소재지를 300미터 이상의 산들이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습니다.

바람이 통하는 길이 전혀 없다보니,
지난 30년 동안 평균 풍속이 고작 1.3m/s로
같은 내륙인 대구와 비교해도 현저히 떨어집니다.

국토의 70%가 산지인 우리 나라에서 분지 지형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CG]
문제는 대구가 대표적인 분지 지형으로 잘못 인용되면서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도시, 또 덥고, 답답한 도시란 부정적인 이미지가 계속 쌓이고 있다는 겁니다.

제대로 된 도시 이미지를 알려야 할 지방시대에 또 군위군 편입으로 더 큰 도시로 나아가는 시점에 이른바 '대구 분지론'은 우리 스스로 생각해봐야 하는 문젭니다.

그렇다면, 대구가 왜 대표적인 분지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인지, 또, 이런 이미지가 어떻게 확대 재생산돼 왔는지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박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2]
'조선향토지리의 실례'

일제 강점기였던 1933년, 대구공립 여고
교사였던 타무라 가즈히사가 쓴 지리섭니다.

[cg]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대구의 지형이 팔공산과 비슬산으로 경계가 분명한 분지라고 설명했는데, 이게 바로 '대구 분지론'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때부터 분지도시란 개념은 학자로부터
학자에게로, 교육을 거쳐 학생에게로,
또 언론매체를 통해 반복생산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 조차 대구를 그저 막힌 도시로 인식했습니다.

[이명박 / 전 대통령(2010년 3월 5일)]
"분지적 사고를 하면 안 됩니다. 분지에 몰입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비록 대구가 분지라고 해도
사고는 분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대구가 분지가 아니란 의견이 등장한 건
80년이 지난 뒤의 일입니다.

[cg]
경북대 지리학과 이재하 교수는 대한지리학회에 실은 논고를 통해 가즈히사의 분지 이론은
대구 동쪽과 서쪽에 산지가 없어 경산 안심 평야와 달성군의 낙동강을 경계로 설정한 것이라며, 산간분지란 인식은 오개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전히 학계의 의견이 엇갈리지만, 한가지 분명한 게 있습니다.

[전영권 / 대구가톨릭대 지리학과 명예교수]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잖아요. 부산,포항, 군산 같은 항구도시 외에 내륙 도시는 다 분지라고 보면 됩니다."

사실 일제가 이례적으로 대구 지형에 관심을 가진 것도 대구가 영남의 핵심이었기 때문입니다.

[cg]
1911년 발행된 조선 대구 일반이란 책에서는
재원이 풍부하고, 넓은 땅과 편리한 교통이
조선 제일인 곳이 바로 대구라고 기술하기도 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예부터 대구는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나룻터에서 온갖 물산이 교류되던,
한강 이남 최대의 열린 도시였습니다.

[신형석 /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
"(조선시대)71개 고을을 통괄했던 곳이 대구였기 때문에 대구는 사방으로 물류와 사람이 오갔던, 그런 위상을 가졌던 곳입니다. 그래서, 대구는 폐쇄성과는 거리고 있고..."

대구가 분지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도시에 덧씌워진 잘못된 이미지는 미래 대구를
위해서라도 바로잡아 나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TBC 박철흽니다. (영상취재 최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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