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TBC는 우리나라 씨름 유물과 자료가
시골 창고에 보관돼 있다는 뉴스를
단독으로 전해드렸는데요.
한민족의 소중한 유산인
씨름 유물을 지킬 수 있었던 건,
한평생을 씨름 연구에 바친
어느 노교수의 열정과 집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쓰레기통까지 뒤지며 씨름 역사 보존에 헌신한
박승한 대한씨름협회 전 회장을
서은진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기자]
대구시 매호동에 자리한 '한국씨름연구소'입니다.
1992년 설립된 국내 유일 씨름 연구소로
이곳에서 박승한 전 영남대 체육학부 교수가
30년 넘게 씨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한씨름협회 회장을 역임한 박 전 교수는
씨름 유물과 자료가 있다면 어디든 달려갔고
그렇게 모은 자료가 연구소에 가득합니다.
198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씨름 대회에서
천하장사가 탔던 가마,
두 사람이 들기도 힘든 대형 트로피,
씨름대회 기념품으로 줬던 작은 선물까지
씨름과 관련한 모든 물건을 사재를 털어
수집하고 또 기록하고 있습니다.
[박승한 / 전 영남대 체육학부 교수]
"프로 씨름 단체와 대한씨름협회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씨름연구소에서
폐기물을 원한다. 무엇이든 나에게 연락하면
다 가져가겠다고..."
박 전 교수는 지난해부터 대한씨름협회 지원으로
우리나라 씨름 백년사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씨름 경기를 녹화한 영상을 전산화한 데 이어
전국에 산재한 자료를 토대로 후손에게 물려줄 씨름 역사를 쓰고 있는 겁니다.
그의 나이도 어느덧 일흔이 넘어 후배들이
씨름 연구를 이어받아야 하는 상황.
이제 개인 연구소가 아니라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씨름 전용 박물관이나 전승관이
꼭 필요하다고 호소합니다.
[박승한 / 전 영남대 체육학부 교수]
"내가 고증을 하고 하나하나 만들어도
갈 데가 없는 겁니다. 이게 다 어디 갑니까.
문체부에서 회의할 때도 갈 데가 없다
갈 곳을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2027년 대한씨름협회 출범 백 주년을 앞두고 전국에 흩어진 씨름 유물과 자료 관리와 보존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TBC 서은진입니다.(영상취재;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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