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행사 전부터 논란을 빚은 대구 퀴어문화축제 당일
지자체 공무원들과 경찰이 몸싸움을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적법한 시위냐, 불법 도로 점거냐를 두고 해석이 엇갈렸는데, 공권력끼리 충돌하는 동안 시민들만 불편을 겪었습니다.
남효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구퀴어축제가 예정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이른 아침부터 대구시와 중구 공무원 그리고 경찰이 가득합니다.
예고했던 무대 설치 시간이 다가오자, 경찰차가 대중교통전용지구 양쪽 출입구를 막아섭니다.
대구시가 협조를 거부하며 우회 조치를 하지 않은 시내버스와 일반 차량을 다시 우회시켜 집회를 정상 진행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어제 행정 대집행을 예고하며 현장에 나와 있던 지자체 공무원 4백여 명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정장수/ 대구시 정책혁신본부장]
“대구시 공무원들이 시민 기본권, 통행권 지키겠다는데 경찰이 왜 공무원을 막습니까!”
천막과 의자, 무대 설비를 실은 주최 측 차량이 진입하는 동안 지자체 공무원과 경찰은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 공무원 1명이 부상을 입었고 30여 분간 대치 끝에 경찰이 공무원들을 밀어내며 주최 측 차량을 들여보냈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경찰이 불법 도로점거를 방조했다며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습니다.
[홍준표 / 대구시장]
“대구 경찰청장의 책임을 묻겠습니다. 과연 이게 정당한지 안 한 지 여부를 이번에 한 번 가려봅시다. 아마 전국 최초로 있었던 일일 겁니다."
이에 대해 대구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연합은 법원이 집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적법한 집회를 집시법에 따라 보호해야 하며 행정 대집행 논리는 맞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렇게 양측이 갈등을 빚는 동안 사전에 대중교통 우회 고지를 받지 못한 시민들만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시민]
"(버스가) 온다고 되어 있잖아요. (전광판에서) 이제 지나가네요 저기."
"되어있는데 차단시키는 거 아닌가? 내가 보기에 버스가 전혀 안 오는데..."
예정대로 퀴어축제 주최 측과 축제 반대 단체는 거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각각 자신들의 주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지만 우려했던 큰 충돌 없이 끝났습니다.
TBC 남효주입니다. (영상취재 - 고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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