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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골벌국 비밀 풀리나...'골벌성 유적'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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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박철희
PCH@tbc.co.kr
2023년 06월 14일

[앵커]
골벌국왕 아음부가 무리를 거느리고 항복해
집과 토지를 하사하고, 골벌국 지역을 군으로 삼았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나오는 조분왕 7년,
서기 236년의 일입니다.

골벌국, 벌을 비슷한 발음의 불로,
한자 불 화를 써서 골화소국으로 불리기도 한
고대 영천 삼한시대 소국으로, 마지막 왕은 아음부,
삼한 소국의 왕 이름이 전해지는 유일한 사롑니다.

골벌국은 경주 코앞에 있었지만 경산 압독국과 의성 조문국같은 당대 소국들에 비해
신라에 늦게 병합된 점으로 미뤄 영천 일대에 강력한 세력을 구축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그동안 골벌국에 대해 뚜렷이 밝혀진 게 없었는데 최근 골벌국의 중심지, 골벌성으로 추정되는 대형 주거지 유적이 드러났습니다.

박철희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기자]
기다란 취사용 옹기와
화로 모양 토기 조각, 실을 만드는 가락바퀴.

국립경주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유물들입니다.

사용 연대가 빠르면 3세기 무렵까지 올라가는
이 생활유물들은 2015년 영천시 완산동 한 구릉지 마을에서 나왔습니다.

4백 80제곱미터에 불과한 소규모 발굴지에서
원삼국과 삼국시대 집터 9기를 비롯해 무려 92기의 유구가 확인됐습니다.

아궁이와 난방, 배수시설을 갖춘 집터가
좁은 공간에 빽빽이 들어찼고
같은 자리에 몇 번씩 집을 짓기도 있습니다.

[CG]
당시 발굴 보고서도 원삼국에서
삼국시대 토기, 도기류가 대거 출토된 이곳에 3-4세기가 중심 연대인 대규모 취락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일대는 문화유적 분포 지도에 고분군으로 표시된 곳이지만 고분 대신 삼한시대 이후의
대형 주거지 유적이 존재했던 게 확실해 보입니다.

[하진호 / 영남문화재연구원 원장(당시 책임조사원)]
“삼한소국 시기가 되면 토성이 만들어지고
토성 안에 대규모 취락이 들어섭니다.
(이곳의) 유물이나 입지를 보면 완산동 일대 가장
중심 취락이 발굴지역 중심으로 넓게 퍼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거죠.“

236년 신라에 병합된 골벌국과 시기가 겹치는데 그렇다면 이곳이 골벌국의 중심지, 골벌성은 아니었을까?

[CG]
주변을 보면 남쪽 1킬로미터 이내에
완산동 고분군이 폭넓게 분포합니다.

삼한과 삼국시대 대형 고분이 밀집한 곳으로 주거지 유적과 비슷한 2세기에서 6세기 사이 유물이 나왔습니다.

주변에 중심 고분군을 갖춘 대형 주거지,
골벌성이 유력한 대목입니다.[CG끝]

이같은 배치는 대구 달성토성과 달성 고분군,
경산 임당토성과 임당동 고분군, 경주 월성과
인근의 고분군에서도 확인됩니다.

[정인성 /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앞쪽에 있는 구릉은 무덤의 공간, 그리고 뒤쪽에 있는 구릉은 완전하게 사람이 살고 있는 삶의 터전, 이런 공간 분할이 확실하게 있었던 거 같습니다.“

[CG시작]
삼국사기와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신라 조분왕 때 골화소국 즉 골벌국을 병합해 현을 두었는데 경덕왕이 임천현으로 이름을 고쳤다고 했고
위치를 임고군 동남쪽 5리로 기록했습니다.

골벌성은 영천 관아 동남쪽으로 5리, 즉 2km 떨어져 있었다는 건데 실제 김정호 대동여지도에도 임천이 영천 관아의 동남쪽에 표시돼 있습니다.

더구나 임천(臨川)이라는 이름은 해당 지역이 금호강을 끼고 있는 점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
영남대 정인성 교수는 골벌국 시기 구릉 북쪽은 절벽 아래까지 강물이 차오른 천혜의 성곽이었고, 곳곳이 벼랑인 남쪽은 목책을 세워 방어했을
것이라며 이곳이 골벌성이고 왕이 거주한 왕성지라고 주장합니다. [CG끝]

[정인성 /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그동안 학계에서는) 골벌국이 있다는 걸 알았는데 그 왕성이 어디 있는지를 정확하게 몰랐거든요. 지리적 조건, 문헌 기사, 고고학적 조건, 성곽으로 조성된 자연환경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왕성지라고 봅니다.)“

골벌국의 실체를 밝힐 핵심 열쇠로 주목받는 완산동 주거지 유적,

삼한 소국과 초기 신라사 연구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만큼 신속한 추가 발굴을 통해 보존과 정비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TBC 박철흽니다. (영상취재 김남용 김도윤,
CG 변형일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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