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쇄'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습기에 약한 한지로 만든 책을 햇볕과 바람에 말리는 작업을 포쇄라고 합니다.
조선시대 사고가 있던 성주에서 조선왕조실록을 '포쇄'하는 재현 행사가 처음으로 열려, 관심을 모았습니다.
김낙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조선왕조의 왕업을 기록한 실록 복제본이
습기와 책벌레 제거 등을 위해 성주 사고에서 밖으로 옮겨집니다.
곧이어 교생들이 무릎을 꿇고
실록을 한 장 한 장 정성스레 넘기며
햇볕에 말리고 바람을 쏘입니다.
실록의 내용을 읽는 교생들이 눈에 띄면
감독감인 서리들의 호된 꾸지람이 이어집니다.
[씽크]
"어허, 누가 실록을 읽고 있소. 실록을 읽으면 절대 아니되오. 실록을 읽는 자가 있는데 서리는 가만히 있는가. 읽지 못하도록 하시오."
조선시대 3년이나 5년마다 한 번씩 조선왕조실록을 사고에서 꺼내 햇볕에 말리는
'포쇄' 재현 행사가 성주에서 열렸습니다.
포쇄는 습기에 약해 책벌레가 많이 생기는 한지를
정기적으로 햇볕과 바람에 말리는 작업입니다.
조선왕조실록 포쇄는 당시 매우 중요한 국가적 행사로 춘추관 기사관이 현지에 파견돼 포쇄하고 점검해 매번 '실록 형지안'이란 기록을 남겼습니다.
조선시대에는 한양 궁궐과 외방 3사고인 전주와 충주, 성주에 실록을 보관했는데, 성주군이
임진왜란 때 소실됐던 성주 사고를 2020년 재현해 이번에 처음으로 포쇄 재현 행사를 열었습니다.
[박재관 / 성주군 문화예술과 고분군전시관 팀장]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해서 스토리텔링으로 자리매김하고 또 매년 축제나 행사때 하나의 부대행사로서 진행할 수 있도록..."
이번 행사의 모든 역할들은
일반인 신청자들이 교육을 받아 재현했고
전문가의 엄격한 감수과정까지 거쳤습니다.
[신준식 / 강원 춘천시]
"포쇄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는데 (참가해서) 상당히 감회도 깊고 우리 역사, 우리 조상들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인기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은 전주 사고의
포쇄 재현 행사처럼 최근 복원된 성주 사고의
포쇄 재현례도 지역 대표 관광상품이 될 지 주목됩니다.
TBC 김낙성입니다.(영상취재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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