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천의 한 농사용 창고에서 수천만 원의 판돈을 걸고 투견 도박을 하던 일당 40여 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당시 투견에 동원됐던 개는 몸 곳곳에 상처가 가득했는데요, 대부분 투견들은 맹견이어서 입양처를 찾지 못해 안락사 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남효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영천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도사견입니다
.
이마에는 긁힌 자국이 선명하고, 앞다리에도 상처가 깊게 패여 있습니다.
뼈가 보일 정도의 큰 상처는 아직 아물지 못해 붉은 살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이 도사견은 영천시 한 외곽마을 창고에서 벌어진 투견 도박판에서 이곳으로 보호 조치됐습니다.
평범한 창고처럼 보이는 이곳에서 투견 도박이 벌어진 건 지난 3월.
전국에서 몰려든 40여 명이 판돈 3천여만 원을 걸고 도박판을 벌이다 출동한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습니다.
[동네 주민]
"(밤중에) 막 시끄럽고 잠을 못 자겠는 거예요. 그래서 작은 창문으로 문을 열고, 내가 '왜 그러냐, 사람 잠도 못자게'... 개가 많이 짖으니까. 그러니까 영천 경찰서에서 도박을 해서 그래서 나왔다고, 신고받고 나왔다고 그러면서..."
경찰은 개 8마리를 압수했는데, 문제는 도박판에 동원된 투견들은 갈 곳이 없다는 겁니다.
투견들은 대부분 맹견이다 보니 격리 시설 등을
갖춘 보호소를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운 좋게 보호소를 찾고 개 주인이 소유권을 포기하더라도 공격성 등을 이유로 입양처를 찾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새 보금자리를 찾지 못한 투견은 보호소에서 열흘을 보낸 뒤 대부분 안락사 처리됩니다.
[전진경 /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
"구조된 동물의 이후로의 복지가 굉장히 전망이
어두운 거죠. (맹견 등록 시) 철저하게 이 개를
키우는 사람들의 신원이나 또는 개를 어떻게 키
우고 있는지 하는 부분들을 파악을 하고 교육을
해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동물 단체의 지속적인 고발과 경찰의 단속에도 학대 논란을 빚고 있는 투견 도박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TBC 남효주입니다.(영상취재 - 최상보, 고대승)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