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전전 10대 사망'..대구 병원 4곳 행정처분

사회부 김낙성
musum71@tbc.co.kr
2023년 05월 05일

[앵커]
지난 3월 대구에서는 건물에서 떨어진
10대 여학생이 병원을 찾아 헤매다 끝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요.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지역의 대형병원 4곳이 정당한 사유 없이
환자 수용을 거부하거나 기피해
응급의료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낙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3월 19일 대구의 한 건물에서 떨어져 다친
10대 여학생은 구급대가 도착할 당시
맥박과 호흡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하지만 2시간 동안
병원 응급실 8곳을 전전하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결국 숨졌습니다.

이 사건을 조사한 보건복지부는
경북대병원과 파티마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이
응급의료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C.G1]
우선 경북대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의
당시 당직 의사가 중증 외상을 의심했지만
환자를 보지도 않고 중증도 분류하지 않은 점.

그리고 권역외상센터가 외상환자 진료와
병상 부족을 이유로 환자 수용을 거부했지만
조사 결과 가용 병상이 있었다며 응급의료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C.G2]
파티마병원은 외상 처치 등을 우선 요청했는데도 정신과적 진료 제공이 어렵다는 사유로 환자를 수용하지 않아 관련법을 위반했다고 봤습니다. //

계명대 동산병원은 환자 수용 능력 확인 요청에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했고,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신경외과 의료진 부재를 이유로 환자를 받지 않아
응급의료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복지부는 파티마병원과 경북대병원에 각각
3천 6백여 만원과 천 6백여 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재발방지대책 수립 등의 시정명령과 함께
명령 이행 때까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같은 행정 처분에 대해 파티마병원과 경북대병원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은재식 /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이런 사고가) 대구지역에서도 발생했었고 전국적으로도 비일비재 발생했는데 정부는 지금까지 뭘 했느냐. 또 지역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응급의료 부분에 대해 대수술을 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합니다.)"

복지부는 구급환자 이송 병원 선정 매뉴얼 마련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입니다.

[이지연 / 보건복지부 행정사무관]
"지역의 소방, 응급의료기관 그리고 지자체 담당 공무원 등이 협의체를 운영하면서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주요한 이송 지연 사례들을 정기적으로 검토하는 상설협의체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최근
대구 6개 대형 병원이 119구급상황센터에 응급환자 이송 병원 선정 권한을 부여하는데 동의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TBC 김낙성입니다.(영상취재 김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