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973년 발굴된 경주 천마총,
올해는 천마총이 세상의 빛을 본지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런데 천마총 대표 유물인 '천마도'가
한 점이 아니라 석 점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국립경주박물관이 오늘 특별전을 개막해
석 점의 천마도를 9년 만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박철희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천마총 발굴이 한창이던 1973년 8월23일.
부장품 궤짝 안에서 신라의 그림 천마도가
천 5백년 긴 잠을 깼습니다.
길이 75, 너비 53, 두께 0.6센티미터의 자작나무 껍질 위에서 힘차게 날아오르는 하얀 천마,
그야말로 세기의 발견이었습니다.
[1973년 국립영화제작소 영상]
“신라뿐만 아니라 삼국시대 벽화 이외의 그림으로서는 처음 있는 유물로서 지금까지 알 수 없었던 신라 회화의 높은 수준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세계적 관심을 받은 천마도였지만
먼저 발굴된 건 따로 있었습니다.
말의 양옆에 늘어뜨려 흙이 튀는 걸 막아주는
말다래에다 천마를 그렸는데 다른 한쪽의 말다래도 함께 나왔던 겁니다.
[지건길 / 전 국립중앙박물관장(당시 천마총 발굴조사단 학예사)]
“(먼저 나온) 위 장은 솔직히 상태가 많이 안 좋았어요... 밑에 또 하나가 있는 걸 파악하고 (보존 상태가 좋아) 정식으로 걷어낼 수가 있었지..."
천마 그림은 또 있었습니다.
자작나무 말다래 바로 위에 있던 대나무 말다래 한 점에서 금동 천마 장식이 나온 겁니다.
대나무 판 위에 천과 금동판 10장을 붙이고 금동판에는 천마를 비롯해 갖가지 무늬를 뚫어 새겼습니다.
대나무 말다래와 자작나무 말다래 1점은
오랫동안 존재가 알려지지 않다가 발굴 40년 만인 2013년 국립경주박물관의 보존처리 작업을 통해 천마가 온전히 복원됐습니다.
특히 대나무의 금동판은 녹이 슬어 형체를 알 수 없는 상태였지만 엑스선 장비와 현미경, 수술용 메스까지 동원해 1년을 작업한 끝에 빛을 보게 됐습니다.
[신용비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당시 경주박물관 보존처리 담당)]
“(처음 작업 시작할 때는) 전혀 천마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었죠. 표면을 보존처리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천마 문양이 드러난...”
하지만 자작나무 천마도 두 점은 같은 방향이어서 실제 말다래로 썼을 경우 한 점은 천마의 머리가 말 뒤쪽을 향하게 돼 여전히 수수께끼입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천마, 다시 만나다’ 특별전을
오늘 개막해 석 점의 천마도를 9년 만에 일반에 선보이고 금령총과 금관총에서 나온 천마 무늬 말다래도 처음으로 비교 전시할 예정입니다.
문화재청도 같은 날 경주 대릉원에서
천마총 발굴 50년 성과를 돌아보는 '1973, 천마를 깨우다’비전 선포식을 열고 경주시는 앞으로
한 달 간 미디어아트 행사를 마련해
대릉원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입니다.
TBC 박철흽니다. (영상취재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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