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 건
모든 근로자들의 바람이겠죠.
하지만 아직도 많은 근로자들이
열악하고 위험한 노동 환경에 놓여있는데
근로자의 날을 맞아 김낙성 기자가
노동 기본권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대구의 한 아파트 실내 공사 현장입니다.
바닥 평탄 작업을 하면서 나온 먼지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먼지가 가라앉으면 바닥에 본드를 바르고
나무 타일을 한 칸씩 붙여 나갑니다.
마루를 까는 이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0시간에서 많게는 13시간까지 일을 한다고 주장합니다.
20년 전 3.3제곱미터당 만 원의 시공 단가가
지금도 그대로여서 장시간 노동을 하지 않으면
한 달 최저 임금을 2백만 원도 못 받기 때문입니다.
지난달에는 40대 아파트 마루 시공 노동자가
숨졌는데, 노조는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동청 차원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일부 마루 시공 노동자들은
개인사업자로 등록이 돼 있어
근로기준법 보호조차 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최우영 / 한국마루노조위원장]
"저희는 근로기준법 보호를 받아야 됩니다. 근로기준법 보호를 받지 못 하면 계속 악순환이 될 겁니다. (작업을) 꼼꼼하게 하기 보다는 빨리 해야지만 돈을 벌어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거기다 임금은 또 최저 수준입니다."
아파트 경비 노동자 근무 여건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3개월마다 단기 근로계약을 하다 보니
늘 고용 불안에 시달려야 해 휴게 시간과
연차 휴가, 퇴직금에 문제가 있어도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합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1월
노동자의 기대권, 다음 3개월도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현장에서 적용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서정대 / 대구아파트용역노조위원장]
"안정적으로 계속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 단기 근로계약 때문에 뭔가 자기 주장을 하다가는 바로 해고로 연결되니까 (안타깝습니다.)"
장시간 노동과 고용 불안은 근로자들의 안전과 연결돼 있습니다.
[CG]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과로사 산재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5년 동안 과로사 산재 사망은 2천 5백여 명으로
한 해에 500명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 통계에는 1인 자영업자, 택배와 배달 기사 등 특수고용과 플랫폼 종사자는 빠져 있어 실제 상황은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김세종 / 노무사]
"노동부 고시로 4주 평균 한 주에 64시간을 초과하게 되면 장시간 근로에 따른 사망이면 과로사, 질병이 생기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기준을 초과하도록까지 장시간 근로를 법으로서 허용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닌가..)"
정부가 최근 내놓은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해
여론을 수렴하고 있지만 노동 기본권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TBC 김낙성입니다. (영상취재 김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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