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입고 '쌩쌩'...면허 인증 없어도 대여

사회부 남효주
hyoju3333@tbc.co.kr
2023년 04월 26일

[앵커]
공유형 킥보드를 타는 청소년이 늘면서
관련 사고도 급증하고 있는데요.

킥보드를 이용하려면 원동기 장치 이상
면허가 있어야 하지만 대부분
면허증 없이 빌려 타고 있습니다.

대여 업체들이 면허증을 확인하지 않기 때문인데, 위험천만한 청소년들의 킥보드 이용 실태를
남효주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늦은 밤, 학원가 앞 도로입니다.

학원에서 나온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킥보드를 빌려 도로를 달립니다.

헬멧도, 별다른 보호대도 없이 친구와 장난을 치며 킥보드를 타는 청소년들.

빠른 속도로 달리다 자전거와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도 벌어집니다.

낮이라고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학교를 마친 학생들이 별다른 제재 없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킥보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학생]
"편하고, 막 많은 비용 안 들이고 쉽게 접할 수 있어가지고.."

[스탠딩]
"현행법상 공유형 킥보드는 원동기 장치 면허 이상 소지자만 이용이 가능한데요. 면허도 없는 학생들이 대체 어떻게 킥보드를 빌려 타는 걸까요? "

킥보드를 대여하는 청소년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학생]
"그냥 앱 깔고 하면 (인증 없이) 바로 되는 것도 있고 안 되는 것도 있던데, 되는 것만 골라서..."

[CG-IN]
대구시내 공유형 킥보드를 운영하는 업체는
모두 7곳.

취재진이 확인해 보니, 절반 넘는 5곳의 앱이 별도의 면허인증 없이도 빌려 탈 수 있었습니다. [CG-OUT]

[유튜브 자료 화면]
인터넷에서도 검색만 하면 면허 없이 전동 킥보드 타는 법을 알려주는 영상까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운전 면허 인증을 필수로 하던 업체들도
최근 인증을 완화하는 추세입니다.

[안부현/ 한국퍼스널모빌리티협회장]
"실제로 면허 인증을 해도 부모님이나 타인 계정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럴 것 같으면 차라리 본인 명의로 이용하도록 하고 대신 속도를 기존 25km에서 18km로 제한한다든지..."

문제는 킥보드 관련 안전사고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는 겁니다.

[CG]
2019년 대구에서 발생한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는 25건이었지만 지난해 152건으로 3년 사이 6배나 급증했습니다.

이 가운데 청소년 사고 건수가 65건에 달합니다.
[CG-OUT]

[여환수/ 대구경찰청 교통안전계장]
"(청소년 단속 유형으로는) 안전모 미착용이 천여 건 정도 되고 무면허가 5백여 건 됩니다. 작년에 5백여 건 단속됐는데 올해 4월 말까지만 해도 4백여 건이 이미 벌써 단속이 됐습니다. 이 추세로 간다면 올해도 작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무면허로 단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도로 위 무법자가 된 전동 킥보드,

면허증 인증이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약화되면서 위험천만한 청소년들의 질주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TBC 남효주입니다. (영상취재 - 김남용, 영상편집 - 김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