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미술관 소장 작품 가운데 위작이 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미술관 측이 1년 넘게 위작 가능성을 제기한 전문가 의견을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대구시가 고강도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박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미술관이 긍석 김진만 선생의 작품이라며 2017년 구입해 전시실에 내걸었던 그림입니다.
김진만 선생은 독립지사이자 일제 강점기 대구를 대표하는 작가인데, 작품명 매화는 그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위작이었습니다.
매화 외에 또 다른 소장작품 3점도
감정기관 두 곳 가운데 한 곳에서 위작으로 판명돼
위작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시립미술관에서 시민 혈세로 구입한 작품이 가짜로
드러나, 대구시가 강도 높은 감사에 착수합니다.
[이유실 / 대구시 감사위원장]
"일부 (소장 작품이) 위작으로 판명됨에 따라
작품 구입 경위, 작품 수집 심의위원회
운영 적정성 및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입니다."
고강도 감사의 배경에는 우선 대구미술관이
위작 문제를 방치한 정황이 있기 때문입니다.
TBC 취재 결과 대구미술관은 소장 작품의 위작 가능성을 제기한 전문가 의견을 1년 넘게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태우 /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 의원]
"(전문가가) 2021년도에 이미 미술관에
(위작) 문제 제기를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미술관에서 어떠한 조치가 없어서 저에게
제보를 해 주셨습니다. 위작과 가품이
우리 대구미술관에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또 구입작품 선정과 가치를 판단하는 대구미술관의 당시 작품 수집심의위원회가
위작을 걸러내지 못한 배경을 밝히는 일도
이번 감사의 핵심입니다.
대구미술관의 작품 구입에는 해마다
18억 원 가량의 혈세가 사용되고 있으며
대구시는 구입작뿐만 아니라 기증 작품도
전수 조사할 방침입니다.
[이유실 / 대구시 감사위원장]
"이 자체가 위작인 것을 미리 알고
구입했는 경위가 있는지, 이런 부분도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볼 계획입니다."
또 과거 징계받은 인물을 신임 관장으로 내정했다 취소한 허술한 인사 검증 시스템 등 미술관 운영 전반을 촘촘히 살펴볼 예정입니다.
대구미술관을 겨냥한 고강도 감사가
지역 미술계에 뿌리 깊은 관행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됩니다.
TBC 박영훈입니다.(영상취재: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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