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령군이 거액의 국비를 받아 지은 여행자 센터가 준공 1년이 넘도록 문을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물부터 짓고 운영할 여력이 없자
민간 위탁을 추진했는데, 진행 과정에 시설 일부를 일반 음식점으로 용도를 변경했습니다.
혈세로 음식점 건물을 지은 셈입니다.
박철희 기잡니다.
[기자]
고령군 도심 한가운데 2층 건물,
고령군이 건립한 '꿈꾸는 시간여행자 센텁'니다.
재작년말 완공됐지만 아직 문도 못 열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
“저는 못 봤어요. 열려 있는 꼴을 못 봤어요...
세금 낭비 같아요, 제가 봐도...“
게스트하우스로 쓰려던 내부엔 비닐도 뜯지 않은
집기들과 각종 가전제품이 덩그러니 있습니다.
(CG/T)지금까지 들어간 돈은 국비 12억 원을 포함해 모두 16억여 원,
체류형 관광 활성화와 주민 교류공간 조성을 내걸고 2017년 국토부의 지역수요 맞춤지원 사업에 선정됐습니다.
[CG시작]고령군은 당초 3층 건물을 지어 가야금 체험을 하는 다목적 문화공간과 주민공동체가 운영하는 도심 게스트하우스, 친환경문화 주차장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업비가 예상보다 많이 들자 건물을 2층으로 바꾸고 다목적 문화공간과
문화 주차장 계획을 없앴습니다.
게스트하우스 규모도 9개실에서 5개실로 줄였고
1층은 아예 일반 음식점으로 용도를 바꾼 뒤
주민공동체 대신 민간에 위탁을 주기로 했습니다.[CG끝]
운영 예산과 인력이 없다는 이윱니다.
공매는 8차례나 유찰된 끝에 이 달 초
일반 자영업자에 가까스로 낙찰됐습니다.
[박현수 /고령군 시설사업소장]
“코로나로 인해서 지역경제가 많이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입찰 금액이 당초보다 좀 높게 되다 보니까 몇차례 유찰이 돼서 지연하게 되었으며 민간 운영으로 해서 지역 주민 소득 창출에 기여하고자 입찰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유찰 과정에서 당초 3700만 원이던 연간 임대료는 1600만 원대로 떨어졌습니다.
[CG]제곱미터 당 연간 임대료는 3만4천 원대,
부동산 사이트에 올라온 인근 상가 임대 매물들과
비교하면 절반에서 5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CG끝]
고령군은 여행자센터가 활성화되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주민들은 냉소적입니다.
[인근 상인]
“거기 왜 짓는 지 모르겠습니다. 거기 자고 갈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인근에) 볼 게 있나,
뭐 있나, 그날 왔다가 그날 가버리지..."
세금 16억 원을 들이고도 공익시설이라곤 남은 게 없는 여행자센터, 결국 혈세 들여 음식점 건물을 지은 셈이 됐습니다.
TBC 박철흽니다.(영상취재;권기현, CG/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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