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지역 섬유 업체마다
폴리에스터 원사 확보가 비상입니다.
원사 생산업체가 채산성 악화로 잇따라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인데요.
업계에서 수입산 대체 등 해결에 나섰지만
장기적인 원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엔
여의치 않아 보입니다.
보도에 김용우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성서공단에 있는 섬유업체입니다.
폴리에스터 원사를 원단으로 만드는 기계가
쉴새 없이 돌아갑니다.
제작된 원단은 가공과 염색, 포장을 거쳐 해외로 수출됩니다.
겉보기엔 활기 있어 보이지만
상황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한달에 폴리에스터 원사 1만 톤을 생산하던 TK케미칼이 생산을 중단한데 이어 월 4천톤을 출하하는 성안합섬마저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가동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스탠딩]
월 평균 500톤에 가까운 원사가 필요한 이 업체의 경우 재고가 한 달 치 정도 밖에 남지 않아 수입산을 대체하지 않으면 다음달쯤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입니다.
[방희용 / 폴리니트 수출업체 대표]
"저한테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섬유업을
35년 하면서 원사가 없어서 우리 회사가 문을 닫야야 한다는 위기감에 저는
지금 밤에 잠도 못 자고."
바이어와 약속한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급한대로 선지급을 해가며 중국산 원사를 들여오고는 있지만 고객사가 원하는 품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업체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자금 여력이 없는 영세업체는 제때 원사를 확보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업계에서는 결국 가격 경쟁력에 밀려
지역 섬유의 해외 시장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방희용 / 폴리니트 수출업체 대표]
"중국산 원사로 (원단)만든다고 소문이 나버리면
그 사람들은 굳이 한국에서 원단을 수입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국내 폴리에스터 원사 수급량은 한 달에
4만 톤으로 이 가운데 만 4천 톤을
구미 화섬업체 2곳에서 생산했는데
당장 이 물량을 수입산으로 대체해야 하는 겁니다.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은 전담 부서를 꾸려 해외 공동구매를 통한 원사 확보에 나섰지만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 관계자]
"3월부터 본격적으로 조금씩 (원사)확보 중에 있습니다. 수입하는 데가 중국인데 급박한 건 도저히 안 되고 한 달씩 걸리니까, 국내산 원사로 생산하는 것과는 천지 차이가 납니다."
공동구매가 오히려 수입산 원사 가격 인상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면서 지역 섬유업계는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TBC 김용우입니다.(영상취재 최상보)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