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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국외훈련 집중점검...'돌아오니 다른 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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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안상혁
cross@tbc.co.kr
2023년 04월 18일

[앵커]
TBC는 최근 지방의원들의
해외 연수 문제점을 집중 보도했는데,
공무원들의 장기 국외훈련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구시의 5년간 국외 훈련 자료를 분석했더니
해외에서 2년 가까이 특정 분야를 공부하고
귀국한 뒤 전혀 관련 없는 부서로
배치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집중취재 T-타임, 안상혁 기잡니다.

[기자]
대구시 스마트시티조성과 행정 5급 공무원의
'장기 국외훈련 보고서입니다.

[CG-IN]
이 공무원은 2018년 미국으로 직무 훈련을 다녀왔습니다.

기존 근무하던 부서의 실무 내용을 살려
보고서에 ICT기업 육성에 대해
보고 배운 내용을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훈련을 다녀온 뒤 발령된 부서는
2년간 공부한 분야와 관련 없는 보건의료정책과.
[CG-OUT]

[CG-IN]
2018년 2년간 미국 직무훈련을 다녀온
공항추진본부 한 간부의
남북교류협력 관련 보고서는 더 황당합니다.

대구 치맥축제와 대동강 맥주축제 교류를 위한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적혀 있는데,
남북 상황을 볼 때 실현 가능성도 낮은 데다
관련 부서가 아닌 서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CG-OUT]

[CG-IN]
취재진이 입수한 대구시의 5년간
장기 국외 훈련 자료를 분석해 보니
전체 15건 가운데 절반 가량이
해외에서 돌아온 뒤
전혀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CG-OUT]

[김대영 / 대구시 행정국장]
"원칙적으로는 이제 교육 훈련을 받은 내용과 관련된 부서로 보내려고 합니다. 근데 다만 인사를 하다 보면 바로 보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 자리가 비어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선진 행정을 배우고 실무에 적용하기 위해 보내주는 국외 훈련이 엉뚱한 부서 배치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승수 / 세금도둑잡아라 대표]
"장기국외훈련이라는 게 정말 전문성을 위해 필요한 거라면 당연히 거기 갔다 온 사람들은 그 분야에 배치가 되어야 하는 건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이 제도가 지방자치 영역에서 전문성을 축적하는 용도가 아니라고 봐야 하는 거죠."

업무 연관성도 거의 없는 데다
한 명당 많게는 1억 원 넘는 혈세가 투입되지만
선발 과정이 허술하기 때문입니다.

[CG-IN] 행정부시장이 위원장으로 선임돼
국장급 이상 공무원이 심사하고 외부 전문 위원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CG-OUT]

이렇다 보니 장기 훈련을 다녀온 뒤
제출한 보고서도 부실합니다.

[CG-IN]
보고 배운 점이 아니라
참고 문헌 내용 그대로를 가져와
보고서 분량을 채우는 일이 흔합니다.

한 공무원이 다녀온 뒤 작성한
베트남 경제 분석 훈련 성과 보고서를 보면
베트남 관광산업에 대한 문구가 있는데,
인터넷 블로그에서 가져온 글을
그대로 붙여 넣었습니다.
[CG-OUT]

지난 2012년부터 10년 동안
대구시의 장기 국외 훈련자는 모두 40여 명,
지원 예산만 30억 원에 이릅니다.

[스탠딩]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하면서
공공기관 통폐합 등 시민 혈세를 아끼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실효성 떨어진 장기 국외 훈련으로
행정력은 물론 소중한 예산까지
낭비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도
필요해 보입니다
TBC 안상혁입니다.(영상취재 김남용 CG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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