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대한 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폐과를 선언하면서 소아진료체계 자체가 붕괴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지역도 사정이 심각해 올해 대구 수련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한 명도 없어 당장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도 어린이 환자 진료가 어려운 형편입니다.
박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대구 지역 수련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은 14명,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대구 대학병원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구인난이 이어지면서 대학병원 응급실은 어린이 환자를 받을 수 없는 형편입니다.
현재 대구에서 24시간 소아 진료가 가능한 응급실은 칠곡경북대병원 어린이병원 한 곳.
하지만 휴일이나 심야 시간대 아픈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부모들이 몰리면서 중증 어린이 환자를 돌봐야 할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가 경증 환자로 붐비고 있습니다.
[최재영 / 경북대병원 소아응급의학과 교수]
"대구경북 지역을 통틀어서 소아응급실을 담당하고 있는 스탭은 저 혼자 밖에 없거든요. 경증 환자들을 볼 수 있을만한 응급실이 없거든요, 축소가 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희가 경증 환자, 중증 환자를 다 보고 있는 거죠."
지난 5년 간 전국에서 문닫은 소아과는 662곳.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자격증을 따고도 내과나 피부과 등 다른 과목을 진료하는 의사가 수천 명에 이릅니다.
의료계는 정부의 '소아 홀대 정책'과 저출산으로 어린이 환자가 급감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소아청소년과는 비급여 항목이 거의 없는데다 유일한 수입원인 진료비는 30년째 동결된 채 예방접종까지 국가사업에 저가로 편입되면서 진료할수록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임현택 /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인턴 의사들이 소아청소년과를 전공하면 의대만 나온 의사보다 수입이 오히려 더 적습니다. 동네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2명 있던 직원 월급을 못 줘서 한 명을 내보냈습니다."
대구시는 당장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달빛어린이병원과 권역별 거점병원을 지정해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김영진 / 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지금 의료가 굉장히 공적인 영역을 약간 벗어나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벗어나 있는데... 아이들을 돌보는 부분은 조금 더 공적인 영역으로 들어와서, 보건복지체계 안에서 컨트롤이 될 수 있는 체계를 잡아가는 것이 맞지 않나..."
저출산 시대, 출산 장려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어린이 환자를 치료할 의사도 소아과도 없는 현실, 아이를 낳는 일이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TBC 박정입니다. (영상취재 최상보)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