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식목일이었죠.
해마다 이맘때면 나무심기 행사가 줄을 잇지만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 우리 산림은 갈수록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소나무 재선충병과 산불, 기후 변화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안상혁 기자가 취재한 내용 보시죠.
[기자]
대구 달성군 한 야산입니다.
푸른 나뭇가지들 사이로
잎이 누렇게 변한 소나무가 곳곳에 보입니다.
재선충병이 주변 나무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겁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달성군내 재선충병 피해 소나무는 7천 399그루로
1년만에 300% 이상 증가해,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대구는 물론 경북에서
경주와 안동은 극심 단계,
포항과 구미, 고령은 심각 단계로
재선충병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재선충병에다
기후변화로 자연 소멸하는 소나무까지 포함하면, 앞으로 산림 황폐화 속도가
훨씬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윤상갑 / 산림기술사]
"소나무재선충병이 한 나무에 오면 병해충이나 곤충들이 모여들게 됩니다. 해를 입히게 되는 거죠. 돌발 해충 뭐 이런 식으로 해서 그 옆에 나무들을 죽이게 됩니다."
여기에다 산불도
산림 황폐화 주요 원인입니다.
올들어 지금까지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산불만 모두 60여 건,
축구장 4백 개 면적의 318ha가 넘는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이같은 산불 발생에 기후 변화에 따른
건조한 날씨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산불로 나무가 머금고 있던
탄소가 대량 방출돼
지구 온난화를 부추겨
또 다시 산불이 늘어나면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
유엔환경계획은 기후변화로
산불이 2030년 14%,
2050년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탄소 흡수원인 산림이 탄소 배출원으로 돌변하는 시기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특히 산불 이후 피해목을 무분별하게 베면서
탄소 배출을 더 가속화시킨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홍석환 /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우리나라 관리 방식 문제로 인해 인위적 배출이 되는 거죠. 산불이 나면 다 자르잖아요. 다 자르는 순간 잘라서 (땔감으로) 때기 때문에 다 배출이 되는 거죠. 잘라서 땐다는 건 탄소를 배출한다는 얘기거든요."
심각한 산림 황폐화 우려 속에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불 피해목
고사 여부 판단 기준을 정립하는
산불 지표화 연구에 나섰습니다.
[강원석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박사]
"어떤 분은 이 나무는 살 거니까 안 베어도 됩니다 하시는 분도 계실 거고요. 몇 년 뒤에 죽을거야 하면서 베자고 해서 다른 나무를 심어서 키우자는 분도 계실 거예요. 기준에 의해서 살릴 수 있는 나무를 살리자라는 의미가 제일 큰 부분입니다."
산림청이 평가하는 산림의 공익 기능은 259조원으로 국민 한 명당 연간 5백만 원가량 혜택을 보는 셈입니다.
산림의 공익 가치 유지를 위해
체계적인 보존 대책을 마련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TBC 안상혁입니다.(영상취재 김도윤)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