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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금지, 시체는 해부용'...항일 복원 사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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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안상혁
cross@tbc.co.kr
2023년 03월 01일

[앵커]
일제 강점기 태극기를 들고 독립을 외쳤던
3.1 운동이 발생한 지 오늘로 104주년이 됐습니다.

당시 서울 서대문형무소보다 더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됐던 곳이 대구형무소인데
형무소 내부 규칙은 어땠을까요?

조선총독부가 편찬한 형무소 법령을 보니
사형자 장례를 금지하고 시체는 해부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기리는
항일 복원 사업은 더디기만 합니다.

집중취재 T타임, 안상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조선총독부 법무국 행형과가 편찬하고
조선치형협회가 발행한 조선형무제요는
형무소의 규칙과 법령을 담은 책입니다.

[CG-IN]
형사자의 분묘와 제사, 초사에 대한 부분이 자세히 나와 있는 제8편 감옥의 한 부분.

사형자를 위한 장례나 제사를 지낼 수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사형자의 사진이나 필적 등을 진열하는 것도,
사형자를 추도하기 위한 집회도 안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CG-OUT]

수감자들을 비인간적으로 탄압하는 것은 물론 형무소 밖 시민들에게 미칠 영향력까지 고려해 제사와 집회 등을 금지시킨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다 시체를 해부용으로 사용한 기록도
찾을 수 있어 충격적입니다.

[CG-IN]
시체를 해부하기 위해 일본 구주제국대학에 교부하고 일제가 만든 경성제국대학에 시체를 보낸다고 적힌 부분입니다.
[CG-OUT]

[정인열 /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홍보위원장]
"일제가 반인륜적인 일을 했다고 보죠. 자기들은 법이라는 이름을 빌려서 했지만 사실상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사자에 대한 명예, 잘 보내드리고자 하는 문화였는데 그것조차 못하게 했으니까..."

이처럼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수감 중에는 물론 순국한 뒤에도 온갖 고초를 겪었지만
한강 이남 최대 규모였던 대구형무소 터는 현재 교회와 상가로 변해 흔적조차 없습니다.

서울에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 있지만
가장 많은 순국, 서훈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됐던
대구형무소는 작은 추모벽 하나가 전붑니다.

지난해 9월 대구형무소 사적에서
광주. 전남 독립운동가 추모식이 열렸는데
광복회 광주지부회원들은 이 벽 하나를 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강기정 / 광주시장]
"장재성 독립운동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그곳에서 옥고를 치른 곳이고 그런 만큼 만약 새로운 기념관이 잘 만들어진다면 광주로서는 광주와 대구가 함께 민주화운동을 더욱더 키워가고 역사를 찾는 현장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함께하고 싶습니다."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사업은 정부가
광복 80주년인 2025년 국정과제로 채택했고
대구시 용역에서도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나왔지만
정부도 지자체도 적극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대구형무소가 있던 자리가 사라지고 벽 하나만 겨우 남아있는 항일 역사의 흔적,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이 세월 속에
사라지지 않도록 기념관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TBC 안상혁입니다.(영상취재 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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