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날씨
텃새된 민물가마우지...몸살 앓는 수성못 둥지섬
공유하기
영상취재팀

2023년 02월 24일

[앵커]
대구 도심 속 철새 쉼터인 수성못 둥지섬이
텃새처럼 자리 잡은 민물가마우지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강한 산성의 배설물이 쌓이면서 나무가 고사하고
섬 전체가 황폐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당국도 뚜렷한 대책이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도윤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대구 수성못 물새들의 쉼터, 둥지섬입니다.

마치 눈이 내린 것처럼 섬 전체가 하얗게 덮여 있습니다.

최근 2~3년새 민물가마우지가
낙동강과 금호강 등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과정에 수성못에 눌러 앉으면서 배설물이 계속 쌓인 겁니다.

문제는 배설물이 강한 산성을 띄는 데다
개체 수가 늘면서 양까지 많아져
나무가 말라죽는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병헌 / 대구시 범물동]
"(둥지섬이) 수성못의 명소로서 좋은 경치와
푸른 잎으로 항상 덮여 있어서 정말 보기 좋았는데
고사되기 직전에 모습을 하고 있어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성구에서 지난해
대대적인 둥지섬 청소작업까지 벌였지만
다시 하얀 배설물로 덮였습니다.

[스탠딩]
"현재 둥지섬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 지
전문가들과 함께 섬 안으로 들어가 살펴보겠습니다.
둥지섬 안으로 들어와보니 나무 대부분이 조류 배설물로 하얗게 덮여있고 땅 위는 흙색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전문가는 현재 수목과 토양 상태가 심각한 단계는 아니지만 민물가마우지 개체 수가 더 늘어나면
둥지섬 환경이 황폐화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최윤호 / 나무의사]
"자연적으로 갱신이 돼줘야 하는데
갱신이 안되고 지표는 점점 더 황폐화되겠죠.
당장 떨어지는 배설물의 산성 때문에
어린 풀잎들이나 이런 건 살기가 어렵겠죠."

하지만 기존의 조류 기피제나 초음파 퇴치기를
통한 개체수 조절 방안은 장기적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심 속 자연환경 생태계에서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할 수 있도록 인간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박희천 / 조류생태환경연구소장]
"(둥지섬) 중간에 그물을 치든가 해서
아예 섬의 나무들에게
접근을 못 하게 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런 방법들은 때에 따라서,
시기에 맞춰서 (해야겠죠.) 번식기라든가..."

이처럼 전국적인 피해가 잇따르자
환경부가 지난해부터 민물가마우지를
개체 수 조절 대상으로 지정했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는 민물가마우지는
하루 최대 7킬로그램 정도를 먹어 치우며 물새 가운데 최상위 포식자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수성구도 가마우지 번식기에 앞서 다음달부터 둥지를 제거한 뒤 고압 살수장치를 설치해
개체수 조절에 나설 계획이지만 근본 대책이 될 지는 의문입니다.
TBC 김도윤입니다.
(영상취재 : 강중구, 김명수)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

주요 뉴스

최신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