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나무 재선충병의 허술한 방제 실태를 고발하는 기획 보도 두 번째 순섭니다.
재선충병 피해 조사 통계와 현실이
제각각인 이유는 감염률을 미리 산정해 놓고 방제에 적용하기 때문인데요.
가을철 방제에 앞서 예찰 활동을 통해
샘플조사를 하는데, 대부분 지자체들이
샘플 조사에서 나온 감염률을 기준으로
방제 물량을 정하다보니
사각지대가 생기고 있습니다.
안상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우리나라 산림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공유림과 사유림을 관리하는 일선 시.군에서는 매년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에 앞서 5월부터
10월까지 예찰 활동을 벌입니다.
일부 지역을 정해 샘플 조사로 재선충병 감염률을 평가하는데 예를 들어 천 그루 가운데 6백 그루가
병에 걸렸다면 그해 감염률을 60%로 산정합니다.
이 감염률을 기준으로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실제 방제에 들어가는 겁니다.
[경북 일선 시군 관계자](음성변조)
"(소나무) 백 본에서 만약에 피해율이 저희 QR 검경 결과가 50% 피해가 떴다 하면 보통 50-60% 그걸로 피해율을 산정하고...(그렇게 하면 100퍼센트 집계가 정확한가요?) 이게 사실 100프로 정확하다고 말씀은 드리기가 좀..."
하지만 각 현장마다 재선충병 발생 정도가 천차만별인 상황,
감염 여부를 판정해
어떤 나무를 베고 훈증 처리할지 결정하는
현장 기술자는 샘플 조사로 나온 감염률에
맞추다 보면 재선충에 감염된 나무도
기타 고사목으로 판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재선충병 피해 조사 현장 기술자](음성변조)
"크게 제대로 되고 있다고 보긴 힘들고요 진행 방향은...(지자체가) 하라는 대로 따라가는 거죠.
이거 (피해 고사목으로) 잡으라고 하면 이거 잡고
이거 잡지마라 하면 빼고..."
미리 감염률을 정해놓고 예산에 맞춰 감염목을 정하는 엉터리 피해 조사를 하는 건데,
용역을 따야 하는 업체 입장에서
계약 유지를 위해 지자체 감염목 산정 요구를 거부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일선 시.군은 감염률을 낮추라는
경북도의 압박도 있다며
매년 바뀌는 방제 예산에 따라
감염률을 정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경북 일선 지자체 재선충병 담당 관계자](음성변조)
"도에서 조정을 좀 했어요. 피해(고사목), 기타(고사목) 비율에 대해서 어느 정도 선에서 피해율을 너무 높이지는 마라 이런 적도 있었어요."
여기에다 방제에 시공 감리까지 외부 용역에 맡기다 보니 제대로 피해 조사를 했는지,
효과적인 방제가 이뤄졌는지
관리 감독도 힘든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1차 피해 조사가 잘못되면
방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재선충병이 확산할 수 밖에 없다며
제대로 된 기초 조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재선충병이 발생한 1988년부터 30여 년동안
7천8백여 억원이 방제에 투입됐고
병에 걸려 베어낸 소나무만
2천2백 만 그루에 달합니다.
신뢰도가 떨어지는 피해 조사로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작업이 겉돌고 있어
개선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TBC 안상혁입니다. (영상취재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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