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때 소고기 값보다 비쌌던
명품 포도 샤인머스캣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가격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배 농가 급증에 따른 과잉 공급 사태에다
당도와 품질까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안상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영천에서 5천여 제곱미터 규모의
샤인머스캣 농가를 운영하는 박상호 씨.
샤인머스캣 농사를 시작한 지 5년이 지난 지금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포도 농가들이 앞다퉈
샤인머스캣으로 작목을 바꾸면서
공급 과잉 사태를 맞은 겁니다.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저온 창고에는
출고하지 못한 샤인머스캣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박상호 / 샤인머스캣 재배 농민]
"시설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쉽사리 포기를 못한다고요 농가에서...지금 가장 안 좋은 형편이에요. 더 심해진다 하면 죽는 길 밖에 없죠."
가장 큰 문제는 샤인머스캣 가격이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2019년 샤인머스캣 특등급 2kg 한 상자가
3만 4천 원에 팔렸는데,
지난해 만 5천 원으로 반토막 났고
하등급은 3천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가격이 많이 내렸지만 샤인머스캣을 찾는 소비자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일부 농가에서 시장 선점을 위해 덜 익은
샤인머스캣을 출하하면서
당도와 품질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샤인머스캣의 몰락이 계속되고 있지만
재배 농가는 오히려 늘어
지난해 전국의 재배 면적은 4천 ha로
2016년보다 16배 급증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년 전 발주한
포도산업 수요 중장기 전망 연구에서도
샤인머스캣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이 예견됐지만 규제 등으로 강제하는 게 힘든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생산자 스스로 자율적인 관리 시스템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김성훈 /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지역의 주산지 조직 같은 데서 우리 다 같이 하면 어려움을 겪으니까 스스로 (작목 전환) 자제를 하자는 생산자 조직이 나서서 재배면적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경상북도가 국내 샤인머스캣 최대 주산지인 만큼
업계의 품질 관리와 함께 지자체와 생산자가
수급 조절을 통해
해법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TBC 안상혁입니다.(영상취재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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