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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삭감‘ 작은도서관...줄줄이 문 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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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박정
jp@tbc.co.kr
2023년 01월 25일

[앵커]
독서와 문화 공간으로 주민들에게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해온 대구지역 '작은도서관'들이 존폐 기로에 놓였습니다.

구.군별 관리사업에 대한 예산 축소 방침에 따라 그 동안 지원된 예산이 올해는 전액 삭감됐기 때문입니다.

박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 북구에 위치한 마을 도서관입니다.

아이들이 동화책을 읽고 떠오르는 느낌을 장난감 블럭으로 표현하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현장 씽크]
"호랑이 씨가 숲으로 갔는데 옷을 벗은 이유는 뭘까요? 아까 옷을 입고 있었거든, 그치?"
"자유로워서."
"오, 그럴 수도 있겠다."

작은도서관에서는 학부모를 비롯한 봉사자들이 직접 강사가 돼 다양한 커리큘럼을 만들고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10년째 자녀들과 함께 도서관을 이용해온 김혜정 씨는 작은도서관이 학습과 보육 기능을 넘어 마을의 소통 공간이라고 말합니다.

[김혜정 / 대구시 비산동]
"아이들이 놀 만한 장소가 없었거든요, 예전에는. 그래서 애들이 도서관에 오면 어른들도 그렇지만 동네 마실 오듯이, 사랑방 역할을 하는 장소거든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마을 사랑방처럼 운영되고 있는 대구의 '작은도서관'은 모두 2백60여 곳.

대구시는 지난 2012년 작은도서관진흥법이 제정된 이후 예산 2억여 원을 들여 작은도서관을 차등 지원해왔는데, 올해부터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구군별 관리 사업에 대한 예산 축소 방침에 따른 겁니다.

평가 최고 등급을 받아도 도서관 한 곳이 받은 지원금은 연간 2백만 원 정도.

작은도서관은 사실상 마을 공동체 후원과 자비로 버텨왔습니다.

공공 영역에서 채우지 못한 마을 독서 모임과 돌봄 기능은 물론 지역사회 커뮤니티 공간이라는 자부심과 애정으로 공간을 지켜온 이들은 힘이 빠집니다.

[박성원 / 지역 작은도서관 관장]
"작은도서관 운동 자체를 부정한다라고 밖에 이해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한번만 와보시면, 아이들이 얼마나 이 공간에서 행복해 하고, 엄마들도 같이 책을 보면서... 육아로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힘들었던 시간들을 보상 받고 힘을 내는데..."

지원금이 끊기면서 작은 도서관 대부분 신간 구매와 운영시간 축소에 들어가거나 일부 영세한 곳은 문을 닫을지 고민하는 상황.

공공 도서관의 빈틈을 지키며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해온 작은도서관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TBC 박정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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