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되돌아본 2022년 오늘은 울진 산불입니다.
열흘 동안 서울 면적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산림을 태웠고, 대피한 주민만 6천7백여 명,
이재민 3백여 명은 보금자리를 잃었습니다.
정부 수립 이후 가장 오랫동안
가장 큰 피해를 낸 산불입니다.
정석헌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월 4일 오전 11시 17분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메마른 날씨에 강한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번져 나갑니다.
하루 만에 산림 6천 헥타르가 잿더미로 변했고
인근 35개 마을 주민 7백여 명이 대피해
뜬눈으로 밤을 지샜습니다.
거세진 화마는 한울 원전 담장까지 위협하기에 이릅니다.
초고압 송전선로가 잇따라 차단되고
전국의 산불 진화헬기들이 총출동했습니다.
가까스로 한울 원전은 지켜냈지만
산불은 바람을 타고
강원도 삼척과 금강송 군락지로 확산됐습니다.
[장인철 / 칠곡소방서 소방장]
"울진 북면 쪽에서 진화하다가
어제 저녁 이쪽으로 넘어와서 저 밑에서 사선 방어하다가 온 거죠."
"군락지 위험하다고 해서요?"
"네, 맞습니다."
열흘 간 악전고투 끝에 금강송 군락지인 소광리와
산세가 험한 응봉산으로 번진 큰불이 진화됐습니다.
진화 인력 6만 9천여 명,
헬기와 장비 누적대수 7천 3백여 대가 투입된
최악의 상황에서도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최병암 / 산림청장]
"한울 원전, 삼척 LNG 기지 등
국가 기관 시설과 불영사와 금강송 군락지 등을 아무런 피해 없이 지킬 수 있었고."
서울 면적 3분의 1인 2만 헥타르의 산림이 탔고
대피한 주민만 6천4백여 명,
이재민 337명은 보금자리를 잃었습니다.
주택 350여채와 창고를 비롯한
시설 740여 동이 피해를 봤습니다.
[박수정 / 울진군 죽변면 화성4리]
"고추기계 작년에 산 거도 다 타고 (집이) 완전히 잿더미가 다 됐어요.
계속 울었죠."
[김춘매 / 울진군 북면 금성리]
"그렇게 불이 탈 줄 몰랐어요.
금방 갔다 올 줄 알았지...
알았으면 반지도 돈도 갖고 나와야 하는데
몸만 쏙 빠져나왔다니깐요."
울진 산불은 직접 피해액만 8천8백여억 원.
자산보호 평가액을 추산하면
산림청의 5년치 예산인 13조원에 이릅니다.
정부 수립 이후 가장 오랫동안 큰 피해를 기록한 울진 산불이 남긴 상처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고 있습니다.
TBC 정석헌입니다. (영상취재 신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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