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 확대.. 현장은 혼란

사회부 안상혁
cross@tbc.co.kr
2022년 12월 26일

[앵커]
오늘부터 투명 페트병을 분리하지 않고
버리면 과태료 30만 원을 내야 합니다.

2년 전 공동주택부터 시작된 분리배출 의무화가
모든 배출지역으로 확대됐는데요.

하지만 제도를 알리는 홍보는 여전히 부족하고
배출 기준도 모호해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안상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의 한 대학교 주변 원룸촌.

거리에 각종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자세히 보니 투명 페트병과
종이, 유리병 등이 분리되지 않은 채
한 데 뒤섞여 있습니다.

일부 원룸에는
분리수거 시설이 아예 없습니다.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이 전면 확대되면서
앞으로 투명 페트병을
다른 쓰레기와 섞어 버리면
과태료 30만 원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주민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이재용 / 대구시 산격동]
"(분리배출제 과태료 부과 사실 알고 있으신가요?)
잘 몰랐어요. (외부에) 따로 분리수거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단속 기준이 모호한 것도 문젭니다.

쓰레기를 함께 모아 배출하는 다세대 주택은
분리배출을 위반하면
쓰레기 분리 수거장을 관리하는 주택 관리소가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

하지만 주택 관리소에서
배출되는 투명 페트병을
일일이 관리하기 힘든 만큼
지자체는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면
과태료를 면제해주는 등
기준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번 정책을 도입한 환경부조차
폐기물 배출 관리업무는 지자체로 위임했다며
지자체별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모호하게 답합니다.

[홍수열 /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지금은 투명페트병의 선별 재활용 체계가 정비된 게 아니잖아요. 정비된 게 아닌 상황에서 배출자만 잡겠다는 거잖아요. 오히려 역효과, 역풍이 불 수도 있겠죠."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제도가
전면 확대됐지만
홍보 부족에 애매한 단속 기준으로
혼란만 커지고 있습니다.
TBC 안상혁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