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년 넘게 논란을 빚고 있는
대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에서
돼지고기 숯불 바비큐가 등장했습니다.
건축주 손을 들어준 법원 판결에도
주민 반대가 계속되면서 이슬람인들이 금기하는
돼지머리와 족발에 이어 급기야
돼지고기 구이행사까지 열렸습니다.
건축주와 주민들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낙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시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장 입구.
커다란 통돼지가 숯불에 구워지고
주민들은 잘 익은 돼지구이를 나눠 먹습니다.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대위가
연말을 맞아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행사입니다.
돼지구이 냄새와 연기가 주변으로 퍼지는 가운데
무슬림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인근 건물로
들어갑니다.
[스탠딩]
"주민들은 공사장 입구에서 돼지고기를 썰어 먹으며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앞서 주민들은 경북대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키스탄 유학생이
대현동 주민의 팔을 밀친 혐의로
약식기소 처분된 사실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이 과정에 경북대 학생들이
종교의 자유 존중과 대화 해결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이려다 주민들과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김정애 /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허가 반대 비상대책위 부위원장]
"저희는 저희 자신을 보호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이번 사건(폭행)도 보시면요. CCTV가 없는 위치에서요. (무슬림)무리가 둘러싼 사건이에요. 그러면 이런 일이 동네에 안 일어나라는 법은 없거든요."
이슬람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진지
2년이 넘었습니다.
2020년 9월 건축주가 이슬람 사원 건축허가를 받아
착공했지만 지난 해 2월 주민들의 강한 반대로
북구가 공사중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지난 해 7월 건축주가 소송에서 이겨 공사가 재개된 상황에서 두달 전부터 공사장 주변에 돼지머리와 족발이 등장한데 이어
돼지고기 구이 행사까지 열린 겁니다.
시민단체들은 이슬람 문명권에서 돼지고기 식용을 금기하는 만큼 혐오 행위에 해당한다며
문화 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창호 /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돼지머리를 갖다 놓는 거나 돼지바비큐를 하는 것은 그 분들(무슬림)을 존중하지도 않고 혐오적인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2월 이슬람 사원 준공을 앞두고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며 문화와 종교에 대한
혐오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TBC 김낙성입니다. (영상취재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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