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지방분권.. "권한 대폭 이양해야"

허울뿐인 지방분권.. 권한 대폭 이양해야

정치경제부 박석
sprex@tbc.co.kr
2022년 11월 07일

[앵커]
지역민방 공동기획 순섭니다.

오늘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중앙정부의 분권과 균형발전 정책 문제점들을 짚어봤습니다.

지역민방공동취재단 배대원 기잡니다.

[기자]
82개월 연속, 거의 7년가량
인구 감소의 고통을 겪고 있는 울산,

울산과 부산, 경남 이른바 동남권으로 확대하면
최근 10년간 30만 명에 가까운 인구가 수도권 등지로 빠져나갔는데 이 가운데 절반은 20대였습니다.

탈울산 행렬의 주축인 청년들에게
현 정부의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에 대해 물었습니다.

[김문희 / 청년 창업가]
"다른 지역으로 가서 돌아오지 않는 친구들이 더 많은 것 같고요. 울산에 있는 친구들도 취업은 했는데 딱히 좋은 일자리 조건이 아니라서 계속 이직한다거나 좀 고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태인 / 울주군 범서읍]
"(울산은) 지금 대표적으로 청년 인구 유출이 제일 심화되고 있는 지역이잖아요. 이런 지역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없고 단지 수도권 과밀화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별다른 대책이 없는 현 상황이 답답하기도 하고.."

실제 현 정부 출범 초기부터 수도권 쏠림을 부추길 수 있는 정책들이 쏟아졌습니다.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에 이어 해외 유턴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도 허용한 겁니다.

반면, 지역에 필요한 정책들은
막강한 권한을 가진 중앙 정부와 규제에 가로막혀
지지부진한 상탭니다.

민선 8기 울산시를 비롯해
비수도권 지자체가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인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대표적인 사례,

[김두겸 / 울산시장]
"불가피하게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으면 울산에는 (공장·산업) 용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린벨트를 해제해서 기업을 유치하겠다."

하지만 비수도권의 그린벨트 규제 완화 권한을 지자체에 대폭 위임하거나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수도권 일극화 대응 모델인
부울경 특별연합 역시 자치권과 재정권 부족으로
폐지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지역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발전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는 이윱니다.

[김병준 / 전 대통령직인수위 지역균형발전위원장]
"'선분권 후보완, 분권을 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문제 생기는 것은 나중에 보완하더라도 (분권이 우선돼야..)"

정부도 이같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지방시대위원회'를 조만간 출범할 계획입니다.

지방의 목소리를 대변할 정부 부처를 만들겠다는 건데 출범 전부터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도수관 / 울산대 행정학과 교수]
"재원이 가장 중요하게 쓰일 텐데 지역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거죠. 그게 안 되면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제도가 될 거라는 거죠."

강력한 집행 기능을 갖춘 부총리급 부처로 격상해야 한다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무회의에서 자문 기구로 확정돼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화 인터뷰)이철우 /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
"자문위원회로 출발하되 예산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예산권이 없으면 힘을
발휘하기가 어렵습니다."

지역 주도의 균형발전은 중앙정부의 획기적인 권한 이양 없이는 시도조차 불가능합니다.

정부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라는 국정 목표를 내건 만큼
보다 파격적인 조치가 필요하단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지역민방공동취재단 배대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