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TBC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참사 원인과
인파 관리 대책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참사가 발생한 골목길은 양?향 통행로로
양쪽에서 인파가 몰리면서 피해가 커졌는데요.
취재진이 전문가의 시뮬레이션 연구를
확인해 보니, 양방향 통행에서 인파가 몰리면
압사 위험도가 급격하게 높아졌습니다.
먼저, 안상혁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지난달 29일 압사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경사각 5.7도에 폭 3~4m,
길이 40미터가량의
비좁은 골목길입니다.
길 양쪽에서 인파가 몰려들면서
걷잡을 수 없이 휩쓸리는 '밀밭 효과'가 나타났고 내리막길에서 사람이 넘어지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2009년
금오공대 박준영 교수팀에 의뢰한
압사 사고 위험성 시뮬레이션
연구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길과 비슷한 환경에서
5백 명이 오가자 길이 혼잡해지더니
8백 명이 넘자 서로 부딪히면서
압사 가능성이 급격하게 높아졌습니다.
박 교수는 일방향 통행이 아닌
양?향 통행에서 압사 가능성이 훨씬 높다며 이태원 골목길을 일방향 통행로로 지정만 했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지적합니다.
[박준영 / 금오공대 기계설계공학과 교수]
"우선은 동선 확보나 동선이 겹치는 것을 막는 것들이 필요한데요. 사실 이번 사고도 마찬가지인데
동선이 지금 확보가 안 되어 있었습니다.
이태원의 골목길을 일방통행으로 만들어놨었으면 큰 사고가 없지 않았을까..."
이렇게 양?향 통행로에서 사고 가능성이 높지만
인파가 몰리는 비좁은 길을
일방향 통행으로 지정하는 등
인파 관리 매뉴얼이 국내에 전무한 실정입니다.
170여 명의 사상자를 낸 2005년
상주 자전거 축제 행사장 사고를 비롯해
이태원 참사 이전의 국내 압사사고는
모두 한쪽 방향으로 진행하다 발생해
양방향 인파 위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몰리는
축제나 행사장에서
일정 밀집도를 유지하기 위해 동선을 지정하지만
지정된 동선을 무시한 채
역방향으로 이동하며
충돌과 압사에 대한 경각심이 낮습니다.
질서 유지와 안전을 담당하는 지자체나 경찰도 교통 혼잡이나 질서 유지에 치중할 뿐
군중 밀집도를 낮추기 위한
체계적인 인파 관리에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송창영 /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
"강제적으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해서 비상 차량 동선도 만들어야 하고 응급구조 차로도 만들어야 하고 폴리스라인도 만들어야 하고... 미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에는 경찰이 이러한 축제나 재난 시에 정확하게 공권력을 행사하고 있거든요."
지역에서도 상주 압사 사고로 큰 아픔을 겪은 만큼
도심 거리와 축제, 행사장을 중심으로
충돌이나 압사 가능성이 높은 곳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TBC 안상혁입니다.(영상취재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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