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항과 경주에는 태풍 힌남노 상처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당시 저수지 4곳에서 제방이 붕괴되거나 유실돼 인근 주민 수천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태풍과 집중호우 때마다 같은 피해가 반복돼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TBC는 경북지역 노후 저수지 문제점에 대해
연속 보도를 이어갑니다.
박정 기자가 먼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갑자기 제방이 터지면서 저수지 안에 있던
6만여 톤의 물이 쏟아져 하류 지역은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무너진 둑에서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물은
지금 제 뒤로 보시는 농경지와 둑 아래 상가 등을 집어삼켰습니다."
지난 9월 태풍 힌남노 때도 저수지 사면이 무너져 내리면서 주민 수천 명이 긴급 대피한 저수지가 포항과 경주에만 4곳.
주민들은 반복되는 사태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수근/경주시 왕신2리(지난 9월 14일)]
"해마다 그랬어요. 올해만 아니고... 태풍이 올 때마다 저 저수지가 붕괴될까 싶어서 항상 밤잠을 못 자죠. (저수지를) 지은 지도 50년 가까이 됐고..."
태풍이나 집중호우 때마다 끊이지 않는 저수지 제방 붕괴 사고, 원인은 뭘까요.
태풍 힌남노 때 피해가 컸던 경주 왕신 저수지는 1975년 준공돼 당시 설계 기준인 '100년에 한 번 올 수 있는 폭우'에 대비해 건설됐습니다.
지난 태풍 때 경주 강동 지역에는 천 년에 한 번 올 수 있는 폭우가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수지가 버틸 수 있는 용량의 10배의 폭우가 몰아친 겁니다.
[스탠딩]
"태풍 힌남노 당시 유실됐던 저수지 사면은 이렇게 흙 다지기 작업 후 방수포를 씌워 응급 복구를 마친 상탭니다."
[전기준/한국농어촌공사 경북본부 수자원관리부장]
"지금 현재는 왕신저수지가 200년 빈도로 설계가 돼있지만, PMF(최대 가능 홍수)로 항구적인 복구로 설계할 계획입니다. PMF는 1만 년 빈도의 (폭우에 대비할 수 있거든요.)"
되풀이되는 노후 저수지 붕괴 사고,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 상황에서 땜질식 조치만 반복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TBC 박정입니다.(영상취재 최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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