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은 대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 관련 뉴스를 집중 전해드립니다.
이번 불은 시장 점포 60여 곳과 8천여 제곱미터를 태우고 3시간 반 만에 꺼졌는데요.
상인들은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초동 진화 실패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취재 결과 설치된 스프링클러는
평소에는 배관이 물이 없는 '준비작동식'으로
지난해 큰불이 난 쿠팡물류센터 것과 같았습니다.
먼저 남효주 기자가 스프링클러 문제점을
짚어 봤습니다.
[기자]
TBC가 확보한 CCTV 화면입니다.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대구 농산물도매시장 A동의 중앙에서
작은 불꽃이 보이더니 순식간에 번집니다.
불길이 번진 지 10여 초 만에
희뿌연 연기가 CCTV 화면을 가려 버립니다.
시뻘건 불길이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된 시장을 삽시간에 집어삼키면서 점포 69곳을 포함해
8천여 제곱미터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폐허로 변한 점포 앞에서
망연자실한 상인들은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이명수/ 상인]
"스프링클러 가봐요. 저기. 수십억 들여놓고 저거 작동 안 되죠."
[박정희/ 상인]
"(소방시설을) 몇 억 주고 여기 했다고. 했는데 그거 작동했어? 작동 안 해.. 맨날 벨만 울리고."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는
'준비작동식'이었습니다.
평소 배관에 물이 차 있지 않아
건식 스프링클러로 불리는데
화재 감지기에서 불을 감지하면
소방용수를 끌어와 물을 분사하는 방식입니다.
[정남구/대구소방안전본부장]
"화재가 난 장소에 있는 스프링클러 종류는 현재까지 건식으로 저희가 파악하고 있습니다. (건식은) 외기가 접해서 동결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공기를 평소에 주입해놓는 그런 시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문가들은 준비작동식은
동파 방지나 관리에는 좋지만
불이 났을 때 물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초동 진화가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이택구 / 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배관이 비어있다보니까 물 나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해외 같은 데는 (나오는 시간이) 일분으로 딱 돼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기준이 없다보니까..."
지난해 큰 불이 난 쿠팡 물류센터 등
대형 화재가 난 상당수 현장에
건식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무늬만 스프링클러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현장 감식에 나선 경찰은
바닥 도색 공사에 사용된 인화성 물질로 인한
실화나 방화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박성훈/ 대구강북경찰서 형사과장]
"농산물 시장 관계자라든지 점포주, 피해를 보신 분을 포함해서 목격자, 신고자 등을 동시에 진술을 듣고 있는 중입니다."
화재 진압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설치한 스프링클러가 이번에도 무용지물이 아니였는지 철저한 조사와 후속 대책이 시급합니다.
TBC 남효주입니다. (영상취재 김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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