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팝과 K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세계 곳곳에서 한글을 가르치는 기관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배움의 기회가 없었던 어르신들의 한글 수업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내일(9일) 한글날을 앞두고 갈수록 높아지는 한글의 위상을 박정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막대한 제작비나 스타 배우 하나 없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 입니다.
어르신들의 한글 공부와 일상을 담백하게 담아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몇 번의 해가 바뀌었지만 지역 곳곳에서는 여전히 배움에 목마른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진윤희 / 한글학교 수강생]
"답답하지. 답답하고 모든 것이 창피하고 남 앞에서 이야기도 못하고 말도 잘 못해... 말을 잘못했나, 이 뜻이 아닌가, 자꾸 그런 마음이 들고 그러니까 주눅이 들어서 말도 잘 못해요."
[김계화 / 한글학교 수강생]
"원망스럽고, 부모도 원망스럽고... 나는 왜 못 배웠나, 다른 사람들은 다 배웠는데 나는 왜... 원망할 때가 많았죠."
지자체마다 운영하고 있는 한글학교에는 배움의 열정이 뜨거운 만학도들로 가득합니다.
[조수영 / 한글학교 강사]
"대단히 열정이 많으세요. 책을 읽으실 때도 잘 모르면 그냥 넘어가도 되는데, 옆에 읽으시는 분한테 주셔서 '뭐라고, 뭐라고, 다시 읽자, 다시 읽자' 이렇게 해서 수업을 하는 걸 중단시켜서 흐름이 끊길 정도로 '다시, 다시, 다시 읽자' 이렇게 해서 같이 읽으시고..."
한글에 대한 배움의 열정,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닙니다.
한국어 교육에 대한 해외 수요도 크게 늘어 올해 기준 한국어나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는 곳은 세계 107개국, 천 4백여 곳에 이릅니다.
우리 정부가 운영하는 세종학당도 전 세계 84곳, 244개 기관으로 늘었고, 관련 수업을 들으려는 대기자 수만 만 명이 넘습니다.
[박진욱 / 대구가톨릭대 국제한국어전공 교수]
"일단 굉장히 고마운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한국 대학을 와서 또 한국어를 사용해서 전공을 공부한다, 이런 학생들을 보면 일단 첫 번째 드는 생각은 고맙다는 거죠."
지난해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오른 한국어는 26개.
1933년 '코리안'이라는 단어가 등재된 이후 45년 동안 23개 단어가 추가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 1년 동안 한글의 위상은 폭발적으로 높아졌습니다.
대한민국의 귀중한 유산이자 이제는 전 세계가 사랑하는 한글 이야기를 다룬 박정의 이슈로드 "한글 나르샤" 편은 내일 오전 9시 방송됩니다.
TBC 박정입니다. (영상편집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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