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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집에서 진료 본다? 갈 길 먼 '재택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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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희 기자 (PCH@tbc.co.kr)
2026년 02월 01일 20: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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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몸이 불편해 병원 찾기 어려운 분들, 주변에 많을텐데요.

정부가 오는 3월 말 통합돌봄법 시행과 함께 의료진이 환자 집을 찾아가는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서비스를 전국에 실시할 예정입니다.

어르신과 중증 장애인들이 대상이지만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정착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집중취재, 박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호미곶 바다를 끼고 한참을 달려간 곳,

가방을 잔뜩 챙겨 들어선 집 안엔 하반신 마비로 거동이 힘든 환자가 기다립니다.

"올해 많이 아프지 마시고...손을 그래서 어떡해요?“

퉁퉁 부은 손가락, 엑스선 촬영을 하니 골절이 확인됩니다.

”요기가 부러졌네요. 요기가 뎅겅 나가버렸네요, 요렇게. 깁스라도 해서 손가락을 좀 고정해야 해요, 안 쓰게."

이번엔 첩첩산중 산골마을입니다.

뿌리깊은 관절염에 한발짝 걷기도 힘든 94살 어르신,

무릎 주사로 통증을 조절합니다.

[환자 "변소 있는 저기도 못 나가요. 저쪽 끝에도 부축을 해서 기어 나가야 하고.“]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로 구성된 이 의료팀, 병원에 가기 힘든 와상 환자와 중증 장애인을 찾아다닙니다.

뇌경색 끝에 생긴 욕창에 고통받는 어르신과 극심한 관절염 환자, 기력이 쇠한 구순의 어르신들까지,

구석구석 환자을 찾는 이들은 포항 유일의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내집에서의원 소속입니다.

[구자현 / 내집에서의원 원장 ”병원 접근성이 안 좋으니까 건강관리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몇 년간은 그냥 집에만 계시다가 우리가 혈액 검사라든지 여러 가지 검사를 해보고 기존에 갖고 계시던 질병을 관리하고...“]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사업은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한 팀이 돼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와 중증 장애인의 집에서 한 달 한 번 이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부터 시범사업을 하다 3월 말 통합돌봄법 시행과 함께 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합니다.

하지만 대다수 지역에서 준비가 덜 돼 당분간 자리를 잡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특히 참여 의료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포항만 해도 장기요양등급 인정자가 1만1천여 명, 65살 미만 중증 장애인도 2천5백 명에 이르는 데 하루 10명 남짓 진료하는 내집에서의원 1곳만으론 감당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

여기에다 의원 1곳 당 재택 진료 인원 제한도 있습니다.

[구자현 / 내집에서의원 원장 " 밤을 새워 볼 수는 있지만 (규정 상) 재택의료 사업에서 (한 기관 당) 볼 수 있는 게 아마 140명까지 볼 수 있는가 이러니까 (등록 환자) 인원의 제한이 있고.“]

그래도 포항은 사정이 나은 편.

상당수 군 지역은 걱정이 더합니다.

영덕과 울진은 각각 1개 의원이 보건소와 협업해 사업을 하기로 했지만 평소 원내 진료를 하다 일주일에 반나절 정도만 재택 진료를 나갈 예정입니다.

영덕은 장기요양 1,2등급 등 우선 진료 대상이 3천7백 명에 이르고 울진은 북면의 해당 의원에서 남쪽 후포면까지 줄잡아 5,60킬로미터 거리입니다.

문경시와 칠곡, 봉화, 영양군은 재택의료센터로 지정된 기관이 한 곳도 없습니다.

정부는 보건소와 공공의료원의 참여를 독려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경북 모 시군 담당자 ”(공공)의료원에서 좀 (재택의료센터) 운영을 하면 좋겠다 하니까 (의료)원장님은 지금 응급실도, 의사도 너무 없고 간호사도 너무 부족하고 ...“]

꼼꼼한 준비 없이 시작하는 재택의료 사업,
초기 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CG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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