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민의 발인 대구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들에게는 해마다 근무복이 지급됩니다.
이를 위해 대구버스운송조합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50억 원을 들여 동.하복 2만 6천여 세트를 납품받았는데요.
품질이 떨어진다는 말도 많았는데, 취재 결과 7년 동안 납품해온 업체가 직접 생산한다는 입찰 규정을 무시하고 해외 하청을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남효주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기자]
지난 겨울에 앞서 대구 지역 시내버스 기사들에게 제공된 근무복입니다.
지역 한 의류업체가 생산한 것으로 점퍼와 조끼, 바지, 셔츠 등 네 종류가 한 세트입니다.
하지만 보온과 통풍이 잘 되지 않고 빨리 해지는 등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대구 시내버스 기사 "빨래를 했을 때 물빠짐이라든지 색이 탈색되는 그런 쪽에서 물이 빠져버리면 육안으로 보기 좋지 않기 때문에 입지 못하는 경우는 많았습니다."]
[대구 시내버스 기사 "바지같은 경우에는 스판끼가 거의 없어서. 신축성이 많이 없고, 많이 해지고요. 대부분 기사님들 다 웬만하면 근무복 입을 때도 있겠지만 편한 기성복을 많이 입긴 입죠."]
점퍼와 조끼, 그리고 바지 안쪽에는 '메이드 인 베트남' 라벨이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근무복 입찰 당시 공고엔 '중소기업제품 판로지원법에 의한 직접생산확인증명서를 발급받고 해당 증명서 발급 기준이 되는 공장이나 생산시설이 없으면 참가 자격을 박탈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다시 말해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업체만 입찰 자격을 준다는 겁니다.
결국 납품 업체가 자신들의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확인 결과, 베트남의 하청 회사에 원단을 주고 자신의 브랜드를 넣어 생산하는 이른바 'OEM' 방식을 통해 점퍼와 조끼, 바지를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셔츠는 대구 지역의 다른 공장에 의뢰해 만들었습니다.
[대구 시내버스 근무복 납품 의류 회사 "생산을 어디서 할 거냐 묻길래 OEM으로 해서 해외생산해올 수밖에 없다... 자켓같은 경우에는 특히. 그렇게 말씀을 드렸었어요."]
직접 생산 증명서를 제출했지만 알고보니 하청 제품을 납품한 건데 이렇게 7년을 이어왔습니다.
입찰기관인 대구시버스운송조합은 근무복을 제작한 2018년부터 해당 업체의 해외 OEM를 알고 있었다며 직접 생산은 부실 업체를 거르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합니다.
[남운환/ 대구시 버스운송사업조합 "페이퍼컴퍼니나 또는 역량이 부족한 업체들의 입찰 참여를 배제하고 운전기사 개인별 체형에 맞는 수선하고 원만한 A/S를 위해서..."]
하지만 버스조합을 관리 감독하는 대구시는 취재가 시작되자 입찰 규정 위반이라며 조합 측에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허준석/ 대구시 교통국장 "앞으로 입찰조건과 그 준수여부를 관리해서 운수 종사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지도 감독하겠습니다."]
이같은 방식으로 납품된 근무복은 지금까지 2만 6천여 세트, 금액으로 따지면 50억 원에 육박하는데 이번 달 실시된 입찰에서도 해당 업체가 직접생산 증명서를 내고 6억 원 규모 하복 제작을 낙찰받았습니다.
TBC 남효주입니다. (영상취재 - 김도윤, CG - 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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