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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농성 1년...응답 없는 '고용 승계'
정진명 기자 사진
정진명 기자 (light@tbc.co.kr)
2025년 01월 07일 19: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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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노동자들의
옥상 농성이 만 1년을 맞았습니다.

연간 2백억 원의 흑자를 내는 업체였지만 공장에 불이 난 이후 회사 측의 법인 청산으로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이들인데요.

회사 측은 이들의 고용 승계 요구에 여전히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진명 기자가 농성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깨진 창문과 무너진 지붕 아래로
타다 만 구조물들이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 2022년 10월 불이 났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입니다.

옥상으로 올라가니 작은 천막이 자리했습니다.

이곳에서 일하다 공장에 불이 난 이후 직장을 잃은 해고 노동자 2명의 임시 거처입니다.

이리저리 몸을 감쌌지만 천막 안으로 스미는 한기를 막기엔 턱없이 모자랍니다.

[박정혜/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 해고노동자]
"추운 날씨로 인해서 감기에 좀 들어가지고
약을 먹고 있는 상황이고 이래저래 힘들지만 잘 버티고 있습니다."

[스탠딩]
"현재 영하권의 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찬 바람을 그대로 받는 옥상은 지상보다 더 추운데요. 노동자들은 1년째 이곳에서 투쟁을 하며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의 농성이 시작된 건 지난해 1월 8일,

당시만 해도 여태껏 내려오지 못할 거라 예상치 못했고 동료들이 1년째 도르래로 물과 음식을 올려주고 있습니다.

일본계 기업 니토덴코의 자회사로 LCD 편광필름을 대기업에 납품하던 이 공장은 2003년 구미 4공단에 입주해 50년 토지 무상임대와 법인세 감면 등 지자체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습니다.

화재 당시 연간 2백억 원의 흑자를 낸 데다 화재 보험금도 받았지만 불이 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측은 법인을 청산했습니다.

노동자 2백여 명에 대해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특히 해고자 가운데 7명은 니토덴코의 다른 자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 평택공장으로 고용승계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정나영/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 해고노동자]
"(회사 관계자가) 매일 찾아와서 돈으로 벌금 형식으로 때린다고 찾아오고 포클레인도 끌고 오고.."

회사 측은 불이 날 당시 LCD 사업의 경쟁력 약화로 사업 축소를 고려하던 중이었고 평택공장 고용승계는 법인이 달라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한국니토옵티칼 관계자]
“(평택과 구미공장이) 니토그룹에 속한 회사일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별도의 회사잖아요.
중앙노동위원회까지도 그렇게 (별도 회사라고) 판정을 해 준 부분이잖아요. 결론은 바뀔 건 없다고 봅니다. 저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사계절을 지나 다시 한겨울을 맞았지만 여전히 옥상에서 내려오지 못한 해고 노동자들,
이들의 새해 소망은 '평범한 삶'을 되찾는 겁니다.

[소현숙/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 해고노동자]
"저는 하루를 일하더라도 회사의 문턱을 한번 다시 넘어보고 싶어요. 노동자가 물건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인정받고 회사가 노동자한테 이런 식으로 불합리하고 부당한 대우를 한 것에 대한 사과를 좀 받고 싶거든요."

TBC 정진명입니다 (영상취재 노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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