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에서는 박정희 동상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그동안 논란이 돼온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이 결국 동대구역 광장에 들어서자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는 강력 반발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문제될 게 없다고 맞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는 대구시가 협의 없이 동상 설치를 강행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박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동대구역 광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3미터 높이에, 양손으로 볏단을 안은 채
웃는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그동안 이어져온 거센 찬반 논란은
제막식에서도 어김없이 불거졌습니다.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는 독재자 규탄,
동상 철거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고,
국가철도공단이 법원에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며 동상 설치의 불법성을 강하게 제기했습니다.
[엄창옥/박정희우상화반대 범시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우리가 부끄러워서 이 자리에 모인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대구 시민의 이름으로, 민주 시민 이름으로 이 동상을 절대로 세워서는 안 된다는 규탄을 해야 합니다."
같은 시각 보수성향 단체의 맞불 집회가 열리면서 고성이 일부 오갔지만, 큰 충돌은 없었습니다.
찬반 집회 속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박 전 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지만, 대구만은 공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동대구역 광장 조성과 관리 권한은
대구시에 있다며 불법 설치 주장도 반박했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요즘 시국이 어수선하다 보니까 저 사람들이 또 기승을 부리는 거예요. 신경쓸 거 없어요. 우리가 할 일은 우리가 해나가야 됩니다."
박정희 동상 설치는 국회에서도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절차적 부당성과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나오자 국토교통부과 국가철도공단은 대구시의 동상 설치 강행에 대해 모든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답했습니다.
[복기왕/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러한 때(탄핵정국)에 동대구역에 박정희 동상 설치를 강행한다는 것은 정말 한심한 노릇 아닙니까?"
[박상우/국토교통부 장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동의하지 않고요. 법률적으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들을
철도공단과 함께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공사를 중지해달라는 국가기관의 가처분 신청에도 불구하고 대구시의 박정희 동상 설치는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법적 공방까지 예상되면서 지역 사회의 갈등과 철 지난 이념 대립은 한동안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TBC 박정입니다. (영상취재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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