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를 집어삼켰습니다.
지역 숙박업소나 식당엔 손님이 뚝 끊겼고
안그래도 어려운 서민경제는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정진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0개 객실을 갖춘 대구 서구의 한 숙박업소입니다.
평소 같으면 관광이나 출장 온 이들로 붐빌 시간이지만, 안팎으로 사람을 찾기 어렵습니다.
[스탠딩]
"연말을 맞아 반짝 특수를 기대했지만
이렇게 숙박업소가 텅 비어있을 정도로
투숙객들의 예약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달만 해도 예약자로 빼곡히 들어찼던
예약 장부는 지금은 빈칸투성이입니다.
[곽병해 / 숙박업소 사장]
"지금 크리스마스가 한 열흘 남았기 때문에
평년 같으면 80% 이상 다 예약이 완료되죠.
(그런데) 출장이 아예 없고 연말 모임도 예약도 없고. IMF(외환위기) 때도 이런 일이 없었어요."
할인 쿠폰 발행 같은 이벤트도 해봤지만 별 소용이 없었고 결국 직원들을 교대 근무로 돌리며
인건비 지출을 줄이고 있습니다.
[청소 담당 직원]
"(원래) 4명이서 하고 있다가 2명씩 지금 하루에 돌아가고 있어요. 임금이 50% 이상 주니까 우리로서는 이제 생계가 많이 줄잖아요. 그러니까 (추가로 할) 다른 일을 생각해봐야 되죠"
고대하던 연말 특수는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라는 블랙홀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음식업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인근 관공서와 공단에서 온
단체 손님들로 북적댔다는 이 식당,
하지만 올해는 전체 테이블의 3분의 1도 채우기
어렵습니다.
[박영민 / 식당 고객]
"회식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잖아요. 시국이 그러니까. 지금 계획했던 것도 사실은 미뤄지거나.."
가뜩이나 경기 침체와 식자재 가격 상승으로
운영이 힘든 상황이어서 난방비와 전기요금이라도 아껴 보려고 저녁 8시쯤엔 문을 닫고 있습니다.
[안명자 / 음식점 사장]
"(예년 연말엔 하루) 200에서 250 만 원 정도의 매출이 잡혔었어요. 근데 지금은 많이 잡으면 100만 원 적게는 30만 원..."
해마다 연말이면 무료 직업소개소에서 벌어지던 인력 구하기 전쟁도 올해는 찾기 어렵습니다.
[김동근/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시지회장]
"예년 같으면 A업소에서 인력을 요청하면 반 정도밖에 공급이 안 됐어요, 지금은 일할 사람은 있는데, 쓰겠다는 업소가 그만큼 줄어드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코로나 팬데믹 당시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단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탄핵 정국 속에
연말 서민경제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TBC 정진명입니다 (영상취재 노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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