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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조, 사회학과!...기초 학문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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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안상혁
cross@tbc.co.kr
2024년 11월 07일

[앵커]
대구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장례식이 열렸습니다.

무슨 소리냐 하시겠지만, 내년부터 신입생 모집이 중단돼 폐과 수순에 들어간 학과를 애도한다며
학생들이 마련한 행사였습니다.

충원율이 낮다는 이유로 지역에서 기초 학문을 탐구하는 학과들이 바람 앞 등불처럼 하나, 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안상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구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광장,

흰 천막 안에 분향소가 마련됐습니다.

국화꽃으로 둘러싸인 영정에는
'대구대 사회학과'라고 적혀 있습니다.

내년부터 학교 측이 사회학과를 포함한
6개 학과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학생회가 마련한 행사입니다.

검은 양복을 차려입고 고개를 숙인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표정도 황망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재림/대구대 사회학과 1학년]
"이렇게 과가 사라질 거란 생각을 못해봤죠. 학과가 계속 쭉 있었으면 좋겠다."

이보다 먼저 학과가 사라지는 아픔을 겪은
학생들도 있습니다.

지방 대학의 현실입니다.

[조은비/대구대 국제관계학과 3학년]
"저희 학과만의 일이구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바로 옆에 학과들도 많이 문을 닫는 걸 보면서 결국에는 지방 대학이 소멸되고 결국에는 지방 소멸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초 학문의 빈자리는 스포츠헬스케어와 공공안전 같은 특성화 학과들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강신재/대구대 교무처장]
"6년 동안 학과의 존속 기간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설 학점도 축소되지 않고 일반 학과와 동일하게 개설이 될 수 있도록..."

학과들이 사라지는 건 지원하는 학생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2022년엔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가,
지난해에는 경북대 불어교육전공이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전국 4년제 대학에서
통폐합된 학과가 7백 개를 훌쩍 넘는 가운데,
주로 인문학 같은 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학과들이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박정호/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지역에서 이런 학문들을 보존하고 학과로서 유지하기가 힘들다면 대학 내에서 이런 학문들을 어떻게 계속 다른 통로를 통해서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또 이 학문을 갖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활로를 마련해 주는 것이..."

학령인구 감소에 무전공 확대 기조로
곳곳에서 폐과가 속출하는 가운데,
마주한 현실과 보존해야 할 가치 사이에서
지방대의 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TBC 안상혁입니다. (영상취재 고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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