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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복2]24억 장비 사놓고 외주?...복지부는 '뒷짐'
정진명 기자 사진
정진명 기자 (light@tbc.co.kr)
2024년 10월 17일 18: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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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대구의 기업 지원 기관들이 수십억 원을 들여 갖춘 고가 장비들의 활용이 저조하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지난 2009년 첨단 의료산업 허브를 꿈꾸며 출범한 대구경북첨단의료진흥재단은 사정이 더 심각했습니다.

장비만 사놓고 운영할 사람이 없어 외주를 주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진명 지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첨단의료기기개발 지원센터.

대형병원에서나 볼 법한 엑스선 촬영기기가 위용을 자랑합니다.

양전자 방출 촬영 장치인 PET/CT, 이 기기를 사는데 21억 원 넘게 들어갔습니다.

[대구경북첨단의료진흥재단 관계자]
"저희는 이 패키지로 해서 빌려주고 있는데, 그 중에 좀 가장 많은 니즈가 오는 게 이제 MRI 병원에서 많이 오시고..."

과연 그럴까?

[TR]
지난 2022년 PET/CT 가동률은 고작 14%,
이듬해인 2023년은 34.6%, 올해 8월 현재 37.1%로 40%를 넘은 적이 없습니다.

PCB, 즉, 인쇄회로 기판을 만드는 장비는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2014년 24억 6천여 만원을 들여 구축했는데, 통째로 놀고 있습니다.

운영할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수요가 있을 때마다 외주를 주다보니, 지난 8월 기준 PCB 가동률은 9.9%에 불과합니다.

[대구경북첨단의료진흥재단 관계자]
"올해 1분기에 그 인력이 이직을 해서 지금 약간 공백이 생긴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일단 (외주로) 맡기고 있는 건 맞고, 근데 그게 정말 크지는 않다고는 합니다. 저희가 시제품 제작이 10% 미만인데.."

국내 의료산업의 허브를 꿈꾸며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가 출범한 건
지난 2009년,

[2024 대구경북첨단의료진흥재단 홍보영상]
"1,138종 첨단 장비. 세계적인 기술, 이것이 바로 K-메디허브의 저력입니다."

홍보 내용대로 1천여 종, 4천3백여 대의 의료연구개발지원 시설을 갖추는데,
무려 1,100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어떤 장비들이 있는지 홈페이지로 들어가봤습니다.

센터별로 분류해 놓은 장비를 모두 합쳐봤자
고작 72대, 전체 보유장비의 1.7% 수준입니다.

기업 지원 기관이 기업들에게 보유 장비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같은 시기 출범한 충북 오송첨단의료산업 진흥재단이 홈페이지에 522대의 장비를 공개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보건복지부는 뒷짐만 쥐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홈페이지 관리 같은 거는 저희가 직접 하고 있는 건 아니어서.. 말씀해주신대로 모든 장비를 등록해서 관리하면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개선조치 하려고 합니다."

[스탠딩]
"대구경북첨단의료진흥재단이 보유한
장비는 이미 10년을 훌쩍 넘은 것들도 많습니다.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장비 노후화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TBC 정진명입니다." (영상취재:이상호 *김도윤 CG:최성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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